2020년 1월 25일 토요일

2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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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경기 개선으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미국 외 지역들의 경기가 아웃퍼폼할 수 있지만, 주가는 밸류에이션과 레벨 부담이 있다' 라는 전망에 기반한 포지션들의 손절이 유발되고 있다는 것이 연초부터 어제까지의 흐름을 이해하는 나의 시각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트리거가 hard data의 부진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월초에는 이란 지난주에는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의외의 재료가 유입된 상황. 지나고 보면 특별한 영향력이 없을 것이 분명한 재료들에 가격 반응이 크다는 것은 기형성된 포지션이 그만큼 무겁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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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의 대화.

"이란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이란이 까불다가 응징 당한 것이라서 확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요. 그리고 예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사례를 찾아보면 유가 상승을 이유로 오히려 금리가 올랐던 적도 있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럼 이번엔 금리가 왜 이렇게 하락하는걸까?"

"이슈가 무게감이 있는게 아니라 지표 개선이나 발행을 근거로 한 숏이 연초부터 너무 많았다고 봐야겠죠"

"그게 맞는 것 같네. 그런데 그럼 문제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했어야 옳은걸까?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런 포지션이 너무 많으니 롱을 잡아뒀어야 한다는 것은 또 이상하지 않아? 심지어 그렇더라도 포지션이 너무 많다는 것은 또 뭘 보고 판단해?"

"포지션이 무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데이터는 없다고 생각해요. CFTC니 주체별 수급이니 별걸 다 해봐도 저는 아직까지 맞는걸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번에는 ISM 발표를 앞두고 있었으니 숏을 해볼만 했다고 저도 생각하구요. 다만, 1) ISM을 앞두고 있으면 경계감 때문에 미리 금리가 상승해야 할텐데 그렇지 않으니 일단 줄여본다거나, 2) 이란 이슈가 처음 유입되어 금리가 하락한 뒤 바로 되돌림이 없다는 점에서 이상함을 느끼고 빠져나오는 대응을 했어야 맞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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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이라크 미군 기지 타격이 있던 날은 어디서 팔아야 할까만 생각했는데, 이정도 기울기와 이슈의 공포감이면 숏스탑이 나올대로 다 나올 것이라고 봤기 때문.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슈 유입 후 일단은 체이스를 했다. 합리적으로 봤을 때 질병 리스크의 확산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오히려 손절이 한큐에 다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제는 레벨상 이미 '바이러스 리스크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니 사놓긴 해야겠다'라는 영역까지 왔다고 판단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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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 Redeker의 해고로 한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FX morning을 읽지 못하고 있다. 리폿이 부활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고, 마땅히 대체할 리폿을 찾기도 어려운 상태. 2년반이라는 나름 긴 시간 동안 매일 번역하던 루틴이 사라져서 많이 아쉽다. 게다가 1) 그 새벽 시간이 딱히 다른 생산적인 일로 채워지는 것 같지도 않고, 2) 하루에 활자 두 페이지를 덜 읽는 만큼 매일매일 조금씩 무식해져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 마음 어딘가가 불편하기도 하다. 연휴 이후 새로운 팀에서의 일이 안정화되는대로 일단 GS의 Global Markets Daily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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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펼쳐진 자연이나 공간을 보면서 그림 혹은 영화 같다는 표현을 하게 되는 경우는 꽤 많다. 그렇지만 그 객체가 인간일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2019년 12월 27일은 몇 번을 곱씹어도 고귀하다.

2020년 1월 5일 일요일

해피 뉴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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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포스팅 직후 연준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서 당분간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연준의 마지막 인하, 지표 개선 기대감을 배경으로 11월 초 지표 발표를 노린 숏을 간 것이 사실상 작년의 마지막 매매.


돌이켜 종합해보면 2019년은 매매에 아주 큰 미련이 남지는 않은 해였다. 재료나 전망 보다는 가격 레벨에 대한 집중도와 비중을 높인 점, 일중 매매 전략을 재정비한 점, 가격이나 전망이 아닌 생각에 대한 행동의 원칙을 추가한 점(예를 들어 밀릴 때 살 생각이라면 지금 일단 조금이라도 산다) 등 다양한 셋팅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가장 파워풀했던 것은 '연준의 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여러번 돌파 시도가 나오면 따라간다' 라는 원칙이었는데, 2018년을 겪으면서 추가한 원칙이라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대단한 강세장이었다는 점도 매우 큰 부분을 차지.

올해의 화두는 1) 레벨과 사이즈의 원칙을 개선시키는 것(이것은 사실 올해가 아닌 아마도 평생의 화두), 2) 데이터 핸들링 능력 강화(스터디 컨텐츠를 아예 이쪽으로 정했다), 3) 커버 자산군 확대(팀 이동으로 기회가 생겼다). 작년보다 바빠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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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20년 전망.

1) 미국 경기는 1분기가 저점. 작년 하반기에 추락한 soft data를 아직 hard data가 반영하지 않고 있는데, 계절적 요인과 겹쳐 1분기까지 hard data의 추가 둔화가 관찰된다. 그러나 2019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덕분에 올해 경기는 2분기부터 반등에 성공.

2)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 그러나 향후 인상 사이클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하반기 중에 부각되기 시작.

3) 금리는 hard data가 반등하는 시기에 베어 스팁. 하반기에는 베어 플랫.

4) 미중 관계가 다시 악화되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3회 인하했다.

5) 미국 주식은 1분기 조정 후 강세.

6) 글로벌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한 EM이나 미국 외 지역의 아웃퍼폼은 관찰되지 않는다. 연준의 3회 인하는 미국 경기를 부양시키기에는 충분할 수 있어도 글로벌 경기 전체를 호황으로 만들기에는 불충분하다.

7)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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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공간을 오픈한 이래 가장 오랜 업로드 공백 이후의 포스팅. 지난 글 이후 굵직했던 매매는 8/14 관세 인상 연기에 따른 금리 상승을 매수 찬스로 삼은 것, 8/23 잭슨홀 미팅을 노린 롱을 했다가 리스크 오프 이벤트에 운 좋게 수혜를 받은 것, 8월 ISM이 처음으로 50을 하회했음에도 강세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컨셉으로 숏을 간 것, 추석 연휴 전에 8/23 선물 저점을 전저점으로 보고 롱을 잡았다가 ECB 이후 금리가 상승했던 것, 9월 FOMC 이후의 약세를 롱 찬스로 본 것, 9/25 아시안 타임 강세에 현혹되어 롱을 접지 않은 것, 10/1 9월 ISM의 추가 둔화 가능성을 보고 롱을 잡은 것, 10/11 금리 60일선 근접을 근거로 롱을 잡은 것. 2개월 분량을 짧게 옮겼는데 매우 번잡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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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함 속에 하나의 큰 컨셉은 분명했는데, 연준이 마지막 인하가 단행되기 전까지는 경기 개선 가능성을 포지션에 의미있게 투영시키지 않겠다는 것. 이유는 다음과 같다.


큰 그림에서 미국 금리의 레벨이나 ISM을 봤을 떄, 전망가라면 이제부터는 경기 개선과 금리 상승을 전망하는 것이 훨씬 편익이 클 것이다. 미국 10년이 역사점 저점 근방이고 ISM제조업지수가 50 이하인 지금 상황에서 특별한 경제위기급의 충격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슬슬 반전 콜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미. 그렇지만 이러한 중기적 뷰를 나 같은 단기계정 운용자가 차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궁금한 부분은 이러한 뷰가 정확히 어떤 시점부터 워킹하기 시작할 것이냐는 것.

적어도 내가 관찰하거나 읽어 본 범위 내에서 경기를 반전시키는 이벤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밖에 없었다. 95년, 98년, 03년, 09년, 12년, 16년 경기 하강기를 반전시킨 것은 늘 1) 연준의 충분한 완화 또는 2) 미국의 재정정책이었다. 즉, 통화와 재정정책 없이 경기가 사이클상 저점에 도달했다는 점 하나로 자동적인 반등을 보이기 시작한 경우는 없었다는 의미. 현재 미국 정치 구도상 재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결국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반전의 계기는 바로 연준이다. 그래서 1) 미중 협상 타결을 계기로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한다거나, 2) 유럽의 재정 확대 논의가 확산되면서 경기가 반등할 것이다, 라는 주장보다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또는 하드브렉시트와 같은 임팩트 있는 부정적 사건을 계기로 연준이 보다 공격적 완화 스탠스를 취하면서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겠다, 라는 상상을 하는 중이다. 연준이 도저히 안되겠다며 로스컷을 해야 이번 사이클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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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더딘 속도지만 파이썬을 배우고 있다. 영어가 그렇듯이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과 감정에서 자유로운채로 꾸준히 조언을 던져줄 수 있는 존재를 다루는 능력.

2019년 8월 11일 일요일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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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ECB 대응으로 만든 playbook은, 롱을 먼저 간 뒤 성명문이 dovish하면 기자회견 전에 청산하고 성명문이 hawkish하면 애드하여 기자회견을 맞는 것이었다.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분트가 아닌 미국채로 프록시 접근을 하다보니 스몰 사이즈로만 집행. 이 날에는 ECB 발표를 오피스에서 혼자 지켜봤는데, 어두컴컴컴한 오피스에서 기자회견 이후 금리가 7bp 정도 오르는 것을 보고 있자니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다. 리포팅 없는 야간 매매가 팀에서 괜히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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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는 성명서가 dovish하고 기자회견도 dovish할 경우, 성명서는 hawkish한데 기자회견은 dovish할 경우, 성명서는 hawkish하고 기자회견도 hawkish할 경우로 대응책을 구상해뒀는데 성명서는 dovish하고 기자회견이 hawkish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성명서 이후 10년 2.02%에서 델타를 줄여둔 상태라서 기자회견에서 2년이 장중 15bp나 오를 때에도 상대적으로 평정심이 유지됐던 듯. 2년 연견선물 차트 기준으로 월물이 바뀌며 6/1에 발생한 갭까지 가격이 하락했을 때, 같이 출근한 차장님에게 내가 물었다. "2년 이거 사야될 것 같은데요.", "응,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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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발표로 인한 새벽의 광폭한 변동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그 날 오전 아시안 타임에서의 추가 약세 시도였다. FOMC를 보면서 정리해 아침에 발간한 리폿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연준이 통화 완화의 근거로 1) 낮은 인플레이션, 2) 글로벌 경기 둔화, 3) 무역 불확실성을 명시했다. 고용이나 소비, 서비스업이 좋더라도 저 요인들이 부진하다면 완화를 한다는 의미인데, 셋 다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10년 2.05%에서는 여전히 롱이 유리하다' 그렇지만 막상 아시아에서 가격이 2.06%을 터치하니 가지고 있는 롱에 대한 심적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파웰이 매파적이었는데 왜 아직도 롱이냐는 반문도 많이 받았다. 피곤함을 버티고 마침 갑작스러운 저녁 자리도 생겨 포지션을 유지한 채 퇴근 후 곧바로 잠들었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발언으로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그 이후로는 아시안 타임 시가가 지지될 때는 유지하다가 시가가 깨진 8/6에 포지션을 축소. 연속적인 다이나믹함과 새벽 출근으로 체력은 많이 소모했지만 멘탈은 가장 또렷했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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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지표는 둔화되고 있지만 실물 지표는 견조하니 경기는 좋다' 와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문장 중 하나가 '제조업 경기는 부진하지만 서비스와 고용은 좋다' 인 것 같다. 과거 리서치들을 읽어 보아도 그 주장이 맞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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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 몇 주 전에 Williams가 공격적인 인하가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서 아시안 타임 시작 직후 금리가 하락하다가 뉴욕연은에서 해명보도를 낸 해프닝이 있었는데, 그 때 Williams의 발표문 제목이 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 였다. 정책 여력이 적은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오면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까다롭다는 이슈인데, 이 이슈에 대한 연준의(Williams)의 결론은 경기 둔화 초기에 적극적으로 완화를 해서 침체가 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2019년 7월 18일 목요일

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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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들이 겹치면서 정신없는 반기말, 반기초를 보냈다. 저녁 일정들까지 본의 아니게 일시적으로 폭증하면서 체력적인 버든도 컸다. 주 2~3회 정도의 간단한 근력운동과 컨디셔닝 운동, 주말 1회 테니스 강습 외에 체력을 보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혼자 식사를 할 때만 채식을 하는 것을 시도해보려는 중. 육류를 줄이는 것 자체 보다는, 줄어든 육류 섭취로 인해 더 섭취하게 될 탄수화물을 얼마나 양질의 것으로 선택하느냐가 더 관건인 듯. 이게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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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이후로 미국채는 박스권 접근을 유지했다. 6/12 오전 미국채가 추가 약세를 보이지 못해서 숏을 청산한 것, 6/29에 오사카 회담을 앞두고 숏 오버나잇을 한 것, 7/2에 유가 200이평 근접을 근거로 롱 오버나잇을 한 것, 7/10 하원 증언을 앞두고 스티프너를 간 것 정도가 괜찮았던 기록들. 6월 FOMC 전에 롱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6/25 퇴근 전에 전고점에 청산 오더를 걸어두지 않은 것, NFP 숏 콜을 냈지만 실행할 수는 없었던 것, 7/11에 롱을 많이 줄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던 기록들. 최근의 아쉬운 기록들을 보다보면 드는 생각은 세 가지 정도인 것 같다. 1) 진입보다 청산에 대한 아쉬움이 훨씬 많다는 것. 2) 과감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대부분이지 포지션이 너무 과감해서 문제였다는 기록은 잘 없다는 것. 3) '너무 빨리 청산해서 아쉽다' 라는 기록보다 '덜 청산해서 아쉽다' 라는 기록이 더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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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P주에 제공했던 리서치 주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목전에 둔 NFP 발표에서 지표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 이었다.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NFP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영향력은 작을 것이라는 생각'과 'NFP가 호조를 보이면 기준금리 인하 컨센에 금이 가지 않겠냐는 생각' 중에서 어느 쪽이 우세했었는지를 찾아봤던 셈. 90년대말부터 대략 10개 정도의 사례를 찾았는데 NFP 부진 시의 금리 하락폭보다 호조 시의 금리 상승폭이 두 배 수준이었다. 아무리 인하를 앞두고 있더라도 고용이 잘 나오면 일단 얻어맞는다는 얘기. 재밌는 점은 얻어 맞은 이후 5영업일 이내에 약세의 50% 이상을 회복한 경우가 70% 이상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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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로 배운 것은 '지지/저항을 확인한다' 라는 명제. 확인이 될 때 쯤이면 늦다라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유효성이 낮다고 생각하던 문장이었는데, 대략 어떤 맥락으로 활용이 되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수급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오던 것과 비슷한 접근인데, 거기서 재료 보다는 가격의 가중치를 확대시킨 것이었다.

2019년 6월 10일 월요일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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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에 미국채 10년 2.35%에서 하방 돌파가 나올 때 30% 사이즈의 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원칙이 배경. 1) 세 번째 돌파 시도는 조심해야 한다는 원칙. 3월말과 5월 중순 두 번의 트라이 후 세 번째 트라이가 5월 23일이었다. 2) 연준과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돌파는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는 원칙. 작년 연준의 긴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10년물이 3%를 돌파해 3.26%까지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만든 원칙이다. 스탠스 전환이 빠르고 한 번 방향을 정하면 의미있게 움직이는 것이 연준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는 레벨에 대한 상상력을 꽤 넓게 펼쳐둘 필요가 있다. 한국 채권 매매에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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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이 있었더라도 이 정도의 강세에 30%라는 사이즈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는데 수익의 엣지를 그나마 29일 아시안타임 장중에 살려볼 수 있었다. 무역과 관련해 유화적인 보도들이 일부 있었음에도 전일 미국 주식이 장 막판 힘없이 하락해 끝났으므로, 아시아에서 나스닥 선물 기준으로 중요하게 보던 7300 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하면 리스크오프 시도가 가열차게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시초가에 100% 사이즈로 빌드업. 2.265%에서 2.225%까지 4bp를 취하고 다시 30%로 오버나잇. 이날 미국 장에서 다시 4bp의 강세폭을 전부 되돌렸는데, 군드라흐가 이날의 되돌림을 보고 숏콜을 했다가 또 한 번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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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31일이 가장 아쉬웠던 거래일. 2.21% 하회 시 체이스를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출근을 했는데 아침 회의를 하고 나오니 멕시코 관세 부과 이슈로 이미 가격이 2.188%에 가 있었다. 게다가 '다음주 통화정책 컨퍼런스가 있으니 월요일부터 스티프너를 잡을 계획이다' 라고 보고를 한 뒤 퇴근했는데 그날 밤 미국장에서 거의 2y10y 커브가 단번에 5bp 가까이 스팁되었다. 월요일부터 잡을 계획이었다면 그냥 금요일부터 잡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아시안 타임의 강세를 보면서 불플래트닝에 대한 공포를 느꼈던 것 같다. 캘린더(중요하게 보는 이벤트)상으로 시간이 조금 있어 보여도 가격이 좋으면 일단 잡고 본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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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10년 금리의 2017년 9월 종가 기준 저점이 2.037%. 그 레벨에 거의 근접했고 인하를 기정사실화시키는 고용지표의 부진까지 확인되었다. 당분간 롱은 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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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인하를 노리고 들어가는 포지션 중 회의적으로 보는 두 가지. 1) 미국채 2y10y 스팁. 회자되는 95년과 98년 보험성 인하 시기에 2y10y 커브는 생각처럼 스팁되지 않는다. 커브는 1y2y 가 영향을 받을 것. 2) 약달러 포지션. 마찬가지로 95년과 98년에 달러는 크게 약세로 전환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들의 상황이 훨씬 나쁘기 때문. 달러인덱스는 현재 200이평에 도달. 반대로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포지션들은 USDJPY 롱, EURJPY 롱, 미국채 숏, FX스왑 개선 베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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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금융위기로 인해 태동되었다는 것이 단순히 내 뇌피셜인 줄 알았는데 이것이 의외로 공유경제 업계 내에서도 받아들여지는 정론이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태동된 공유경제가 지금은 밀레니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해 팽창되었기 때문에, 경기가 다시 확장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공유경제가 사라질 리스크는 거의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는 듯. 나는 시각이 오히려 뒤집혀있는데,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경기 과열이 올 가능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앞으로도 팽창할 것이라는 관점.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는 공유경제의 커뮤니티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평가된다는 점. 유저들간에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이라는 일종의 동질감이 형성된다는 것인데 듣고보니 꽤 그럴듯했다. 쉐어링 경험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 배타적인 시선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쉐어링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보면 어딘가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구석이 있겠네, 싶은 생각을 하긴 하는듯.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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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만 같은 5월이다. 미중발 리스크오프를 근저에 두고 금리가 꾸준하게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오프 포지션을 첫주 금요일에 오버나잇으로 가지 않았다면 월중으로는 단기 트레이딩에만 집중해야했다. 단기매매를 할 때에는 재료는 제쳐두고 레벨과 세션별 자산들의 흐름에만 주목하는 것이 승률이 높다. 문제는 그렇게 국면과 상황에 따라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어제까지 지표와 통화정책과 경기 펀더멘털의 디테일을 언급하다가 갑자기 레벨과 세션별 흐름을 근거로 포지션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것 같다. 레벨 대응만 하던 사람이 큰 기조가 전환되는 시점에 레벨을 무시하고 포지션을 애드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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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기준으로는 첫주 논팜에 대해 레벨과 비대칭성을 근거로 롱 대응을 하고, 9일 오전에 전일 새벽 미국 장막판의 주가 하락을 보고 롱을 가고, 16일에 선물 종가 기준 전고점에서 숏 트라이를 해보고, 23일에 리스크오프 전망을 배경으로 롱을 하고, 다음날 시가가 무너질 때 다시 숏 트라이를 하는 것 정도가 의미있었던 기록들. 절대적 수익이 크지는 않았지만 9일과 23일과 같은 대응을 하고 난 뒤가 기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둘 다 아침 출근길에 오늘은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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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월중에 도쿄로 휴가까지 다녀와 시간이 더욱 부족했다. 도쿄는 거의 4년만에 찾았는데 당시에 공사가 한창이던 마루노우치는 정말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 널찍하고 반듯하면서 깨끗한 건물숲길을 걸으니 마치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처음 가 본 다이칸야마 츠타야도 인상적. T-site 내 Ivy Place라는 식당 테라스 같은 공간이 거주지 근처에 있다면 선결제를 긁어 놓고 주말 아침마다 가 있을 것 같다. 계획 없이 찾은 공간 중 최고는 긴자의 Tsuki no Hanare였고, 이번 여행의 best bar는 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긴자의 Bar L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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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삭 자료로 시작하는 스터디의 내용 정리 형식. 1) 보고서의 뷰 정리, 2) 뷰의 근거, 3) 실제 경기, 4) 1과 3이 다르다면 틀렸던 포인트, 5) 해당 기간의 시장 흐름,

2019년 4월 29일 월요일

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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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lee형과 저녁을 먹은 것이 4월 2일이었는데, wclee형이 4월의 주제는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 지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뗐다. 미중은 일단 합의가 된다는 전제 하에, 정책적 부양을 배경으로 선행지표가 돌아나오기 시작했으니 포커스는 중국이라는 것. 부정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잘 없어서 다음날 아침 2.45%에서 재진입해 물려있던 소량의 미국채 롱을 정리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미중 무역 합의 관련 뉴스로 추가 약세가 전개되었다. 밸류가 엄청난 저녁 번개였다며 재밌어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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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를 앞두고는 다시 롱을 진입. 1) 레벨이 FOMC 직후 수준이라 가격 매력도가 높았고, 2) 고용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기저효과를 이유로 재료가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 ECB 이후 다시 미중 무역 합의 뉴스 보도 직전 레벨에 도달해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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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 지표와 유동성 지표 호조로 금리가 다시 연초 저점 수준인 2.55% 수준에 도달해 롱을 한 차례 간 후, 다음날 2.59%에서 애드. 근거는 1) FOMC 직전 레벨이니 롱을 시도해볼 만 하고, 2) 대부분의 주가지수도 전고점 근처라는 것. 다음날 금통위에 대한 센티멘트도 분명 몇일 전까지 완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는데 갑자기 기대보다 덜 완화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길래 달러원 롱을 같이 잡았다. 달러원은 큰 실익 없이 금통위 이후 청산했고 금리는 전고점인 2.52%에서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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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GDP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에 재고 조정이 없었으므로 이번에 재고 조정에 의한 지표의 하방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레벨 매력도가 낮아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채권이 별로 강해질 것 같지는 않다, 라고 생각했었다. 결과는 정 반대. 재고 축적과 순수출 호조로 상방 서프라이즈가 나왔고, 시장 반응은 오히려 추가 강세. '재고와 순수출은 다음 분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표 헤드라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채권이 강세로 반응했다' 라는 해석이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사실은 월중 중국 지표 호조로 롱들이 손절당하면서 숏의 포지션이 더 무거운 상황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실제적.


-5-
격주로 하던 포스팅을 한 주 쉬고 오랜만에 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달 들어서는 시장에 대한 고민 보다도 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훨씬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각자 완전히 독립적인 북을 가지고 매매하는 시스템이 제일 깔끔하지만, 특정 수준 이상으로 조직 규모가 확대되면 이런 시스템은 누군가는 벌고 누군가는 잃으면서 총합은 제로가 되는 시스템이 되기가 쉽다. 때문에 규모를 갖춘 조직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결론을 향해 같이 움직이는 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그런 시스템 하에서 개별적인 역량들을 어떻게 사장시키지 않고 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 힌트를 얻고자 레이 달리오의 책 '원칙'의 마지막 파트(조직이라는 제목의 파트인데 처음에 읽었을 때 제일 재미없다고 느꼈던 파트다)를 읽어봤는데, 결국 답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원칙의 수립과 수정에 있는 듯.

2019년 4월 1일 월요일

19/04/01

-1-
3월 FOMC가 1분기의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행히 포지션이 나쁘지 않아 비교적 편안하게 2분기를 시작하게 됐다. FOMC 직전일과 당일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는 롱을 유지하기에는 불편한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완화적 FOMC는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되었다는 견해도 꽤 많았다. 통화정책 이벤트는 레벨 접근이나 컨트래리안 로직을 무효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롱이 더 유리하다, 는 생각을 머리로는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계속 망설여졌지만 실행을 하기는 했다.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실행의 배경이 실행력의 신장은 아닌 것 같고, 1) 새벽에 출근하기로 했으니 롱을 가놓고 새벽에 와서 다시 보자라는 마음과, 2) 만약 결과가 약세라도 스티프너가 일정부분 헷지 역할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들이 겹쳐져 간신히 롱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새벽에 출근해 약간의 체이스를 하고 스티프너를 지우긴 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으나 결단력과 단호함을 발휘했다는 깔끔한 느낌은 사실 크지 않은 듯.


-2-
22일에는 독일 PMI 부진을 보고 추가로 소량의 롱을 애드. 지표를 보고 따라가는 매매는 승률이 낮지만 전일의 FOMC 이벤트 때문에 롱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클 것 같다는 점이 근거. 25일에는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 선물이 시가를 깨고 내려오길래 일부를 정리했는데 간밤에는 다시 랠리해서 배가 좀 아팠다. 26일에 전저점 지지를 노리고 다시 애드 후 28일 아시안 타임에서 대부분을 청산. 청산의 근거는 1) 언제 청산해야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2) 22일 ~ 25일과는 다르게 청산하고 싶다는 욕구보다 유지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으며, 3) 코스피와 나스닥이 전저점 근처라서. 3월 중에 확대된 한도도 일부 활용하면서 대응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한도로 바이앤홀드를 했던 곳도 있는 것 같다.


-3-
지금부터는 다시 지표를 확인하는 모드. 지금은 지표의 둔화보다는 2분기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은 시점이다, 라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 논리를 근거로 채권 숏을 잡는 것은 자제할 생각인데, 1) 경기 바닥을 잡는 컨셉의 채권 숏플레이 승률이 높지 않고, 2) 지표 보다는 정치나 정책적 이벤트가 추세 반전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 작년 11월만해도 금리의 하락은 late-cycle이 지표로 확인되어서가 아니라, 공화당이 양원 장악에 실패하고 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전환되면서 전개되기 시작했다.

2019년 3월 17일 일요일

19/03/17

-1-
4분기 GDP를 시작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전환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미국채 10년 선물이 121'20.0을 하향 돌파하지 못해 스티프너는 5일에 전부 청산. 7일 ECB를 앞두고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었다. 숏들의 근거는 ECB의 TLTRO는 이미 노출된 재료이고, ECB가 추가 완화를 하면 오히려 경기에 대한 기대가 생겨 금리가 오르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은 이상 가급적 컨트래리안 접근이나 비트는 컨셉은 하지 않는다는 기록을 믿고 롱 대응을 했다. 다만 가격대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아 큰 사이즈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 비농업 고용 발표를 앞두고는 선물 기준 전고점 레벨이 부담이라서 다시 델타를 축소. 경제지표와 가격이 교차될 때에는 가격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봤기 때문.


-2-
지난주에는 기본적으로 FOMC를 노린 롱을 다시 쌓아야겠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10년 122'14.5 지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영국쪽 뉴스플로우로 채권이 약세를 보였던 화요일에 델타를 확대. 브렉시트는 연기되는 쪽으로 선반영이 꽤 되어있다고 생각했고, BOJ도 더욱 완화적 입장을 보이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선물 박스 상단이다보니 이 레벨에서 롱이 더 보이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았는데(금요일 퇴근 전에 옆팀 주니어도 와서 같은 얘기를 했다), 재료가 통화정책이면 일단 이벤트 당일 전까지는 동방향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나의 생각.


-3-
지금 채권 숏을 지지하는 진영의 로직은 대략 이런 것 같다. 1) 위험자산의 회복세가 견조하다는 것. 그치만 이것은 1월초에 위험자산이 바닥일 때 위험자산이 회복될 것 같다는 식으로 활용했어야지, 지금와서 위험자산의 회복세가 견조하다는 것을 채권 숏의 근거로 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2) 연준의 스탠스 전환으로 오히려 경기에 대한 기대가 반등할테니 숏이라는 것. 이런 접근은 델타 보다는 커브로 구현해야 승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30년을 페어로 하면 이미 많은 구간들이 작년말부터 스팁되었다. 3) 경제지표가 1분기를 저점으로 전환되지 않겠냐는 생각. 이건 아이디어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펀더멘털을 근거로 하는 포지션은 트리거가 필요한데 그게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겠다.

2019년 3월 4일 월요일

19/03/03

-1-
2월 하순에는 비교적 데일리 스윙의 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미국채 10년물 2.63% ~ 2.70% 레인지가 어지간하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재료 보다는 가격대에 가중치를 높여서 대응. 레인지 뷰를 바꾼 것은 지난주 화요일이었다. 파웰의 의회 증언이 시작되는 첫 날까지만 롱을 유지하고(당분간 미국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에서는 숏은 피한다는 것이 작년말부터의 생각), 그 뒤에는 GDP와 ISM등을 노린 숏이나 스티프너를 가겠다는 것이 제시했던 주간 전략. 1) 수요일 아시안 타임에서 미국 금리가 별로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조금 불편했고, 2) GDP 발표는 목요일이니 하루 정도 기다려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대가 2월 레인지 하단인 2.63%이므로 포지션을 일단 갔다. 노리고 있는 일정과 가격 레벨이 엇박자를 낼 때에는 역시 가격을 따르고 본다, 는 원칙의 유효성을 믿고.


-2-
GDP를 숏재료로 판단한 이유는, 시장의 우려만큼 미국(또는 글로벌 전반)의 경기둔화의 폭이 깊지 않을 것으로 내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말 주식 시장의 가파른 조정은 1) 감세 효과가 끝나면서 경기가 둔화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2) 연준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다는 점이 배경이었다 (물론 94년~95년의 사례에서 경기는 둔화되고 연준은 커브가 역전될때까지 긴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견조 점에했다는 점에서 이것도 하나의 스토리일 뿐이긴 하다). 그러나 연준의 스탠스가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숏커버성 리스크온이 전개된 것이 1월부터 2월이다. 이제부터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뒤집어가는 것이 시장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미 지난 지표이긴 하지만 4분기 GDP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주 후반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탄력도가 둔화된 상승세를 보였던 것 역시 시장의 컨셉이 경기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현상들.


-3-
돈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list에 시장 전체 방향에 대한 계절성을 믿는 매매를 추가.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list에 유동성이 낮은 특정 영역 내에서의 계절성 분석을 추가.


-4-
다수의 운용역과 일하는 장점은 다양한 뷰를 들고 참고할 수 있으며,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는 사고방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빠른 속도로 압축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적중하는 뷰 만큼이나 빗나가는 뷰도 많은 도움과 공부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다수와 일하는 단점은 효율적 운용 체계를 확립하기가 어렵다는 부분이 될 듯. 개별 운용역에게 완전한 자율권을 주는 방안과,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안 사이에서 적절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는데, 그 포인트를 찾는 출발점이 결국은 레이 달리오가 말했던 면밀한 기록일 듯.

2019년 2월 18일 월요일

19/02/17

-1-
다시 2주만의 포스팅. 연초라는 부담, 설 연휴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자율이나 FX에서 특별한 주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포스팅 수 급감의 주요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주제가 무엇일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강해질 때쯤 꼭 몇주 내로 큰 시세가 났기 때문에 긴장감을 풀지는 못하는 중.


-2-
'미국금리 레벨만 보면 선물 기준 전저점 근방이지만, 소매판매가 잘 나올 가능성도 있고, 아시안 타임에서 코스피가 오른 것도 부담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롱을 갔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인들과 가격이 상충되어 보일 때 일단은 가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입하고 본다는 원칙. 이럴땐 가격적 매력에 반하는 지엽적인 요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좋다.


-3-
포지션 사이즈에 대한 나의 고민은 이렇다. 그동안 기록해온 내 운용 패턴상 풀 사이즈로 베팅을 하는 경우는 1년에 2~4회 정도. 상술했던 것과 같은 통상적인 매매는 많이 가봐야 30%의 사이즈인 것 같고, 펀더멘털적 변화와 가격적 매력이 조합되었다고 판단되는 시기에만 사이즈를 키우는 경향이 짙다.

문제는 그렇게 펀더멘털과 가격이 조합되는 기회가 꽤 긴 시간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계속 내야 한다는 점에 있다. 6개월 이상 플랫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기회가 없었어요'라고 말해봤자 수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뜻. 결국 짧고 일상적인 매매도 크게 해서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쌓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 분석 중심의 짧은 매매를 큰 사이즈로 하는 것은 아직 어렵게 느껴진다. 예를들어 목요일에 했던 미국채 롱을 50% 이상의 한도로 갈 엄두는 나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더 쌓여 평상적 매매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면 사이즈도 확대되겠지만 지금 그런 레벨에 도달해 있지는 않은 듯. 이 부분을 연초부터 고민하다가 팀 선배랑 대화하면서 최근 나름의 임시 해결책을 도출해 냈는데, 바로 한도가 실제보다 두 배라는 마인드 세팅을 하는 것. 내 포지션 한도가 두 배라는 생각을 하면 20%의 사이즈만 가더라도 실제로는 40% 사이즈의 베팅이 된다. 조금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일단 이번달에는 효과를 꽤 보고 있는 상황.

2019년 2월 6일 수요일

19/02/06

-1-
만만치 않았던 1월이 끝났다. 연초라는 시기 자체에서 오는 부담도 있었겠지만 역시나 매매가 어려웠던 부분이 컸다. 20일에 포스팅을하고 나름의 반성을 하며 델타를 축소했던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주 FOMC 직전에 다시 큰 폭의 롱 대응은 하지 못했다는 것. '완화적 연준에 대한 기대가 짙으니 FOMC 이후 고용 전에 다시 롱을 가고, 레벨로는 미국채 2년 기준 2.65%를 상단으로 보겠다' 라는 것이 주초의 생각이었지만 생각했던 레벨에 오지 않고 FOMC가 강세의 촉매제가 되어버렸다. 덩달아 원화 금리도 산생(내 예상치가 시장 컨센보다 높았다)까지 보고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으나 스텝이 꼬였다. 스티프너와 FX 수익이 없었더라면 우울할 뻔 했던 한 주.


-2-
1월은 결국 12월에 과했던 흐름들의 반작용이 메인 컨셉이었다.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르는 미국 주가지수가 중심에 있었고 금리나 FX도 FOMC 전까지는 전반적으로 리스크온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다. 포스팅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데일리로 개인적인 기록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이 1월이었는데, 포지션이 잠깐 꼬였던 영향도 있겠지만 1월이야말로 당시의 상황 기록 없이는 뭔가를 배울 수 없는 장이라고 느꼈던 영향이 더 크다. 몇 년이 지난 후에 올해 1월 상황을 복기하겠다면서 리서치 페이퍼들을 들추더라도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아마 '연초에 파웰이 완화적 스탠스를 보여서 리스크온이 전개되었네. 무역 협상 기대도 있었고' 정도일 것이다. 과거 보고서들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확실히 경험 없이는 채울 수 없는 영역이 너무 크다.


-3-
1) 돈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A라는 포지션을 B라는 포지션으로 헷지하겠다
- 최근 경기가 좋거나 나쁘니(혹은 실적이 좋거나 나쁘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CFTC 수급 데이터
- 전체 시장에 대한 투자주체별 매매 현황
- A라는 재료를 확인하고 포지션을 잡겠다
- 주식이 이렇게 하락한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혹은 금리가 이렇게 하락하는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달러원이 오르는 것을 보니 리스크오프다.  (보통 본인이 커버하지 않는 다른 자산을 이런 시각으로 보게 된다)
- 유가가 00불을 넘어가면 채권 숏/롱을 잡겠다
- 어떤 guru가 이런 포지션이더라
- 레벨을 기준으로 체이스 (여기가 뚫리면 끝이다)

2)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유동성이 낮은 특정 영역 내에서의 수급/포지션 현황 파악
- 법규 변경을 활용한 매매
- 경기(혹은 실적)가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기 어려워 보이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A라는 재료에 대한 반응이 비대칭적일 것 같다
- 재료가 나오기 전에 먼저 잡고, 재료가 비우호적이면 추가로 애드한다
- 여러 요인이 남아 있지만 이 레벨이면 거의 다 온 것으로 보고 일단 잡는다 (혹은 청산한다)
- 통화/재정/정치가 전환되는 이벤트에서의 체이스
- 내가 내 포지션의 반대 포지셔너라면 어떤 이벤트와 레벨에 주목하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
- 일정 시간이 지나도 기대되는 흐름이 전개되지 않으면 일단 줄인다


-4-
당분간 개인적인 화두는 사이즈가 될 것 같다. 다양한 호흡의 매매들을 사이즈를 키워서 접근해 보는 것.

2019년 1월 21일 월요일

19/01/20

-1-
연초부터 리스크온 무드가 짙다. 경기도 꺾이고 실적도 부진한데 주가가 왜 이렇게 자꾸 오르냐, 라는 생각들을 딛고 거의 일방적인 주가 강세가 전개 중. 재료로는 셧다운의 해소, 또는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이 오히려 리스크온의 마무리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 같고, 미국 주가 기준 레벨은 폭락이 시작된 12월 초의 가격과 200이평 언저리(둘이 비슷한 레벨)를 관심있게 보는 중. 그 지점까지 뚫리면 전고점 트라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듯.


-2-
만약에 셧다운 해소나 미중 무역 협상 타결과 같은 마지막 숏커버 유발 재료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언젠가 금리의 상승이 또 다시 조정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실제로 연준이 긴축 모드로 재선회할 가능성은 낮겠고, 뭐라도 조정 재료를 찾고 싶을 정도로 주가가 많이 오른 후의 이야기가 될 것.


-3-
연초의 리스크온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지만, 막상 그런 뷰로 낸 수익이 거의 없어서 생각이 많아지는 중이다. 커버하는 자산 중에 주식이 포함되지 않은 입장에서 구현한 리스크온 포지션이 KRW 롱과 스티프너였는데 둘다 전혀 워킹해주지 않는 상황. 이 현상을 매크로적으로 해석하자면 '리스크온이 되니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반영되고 있다' 라고 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주식에서 어리둥절한 숏커버가 나오는 것처럼 미국채에서 깊었던 롱들의 스탑이 나오면서 전 테너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일정 레벨 이상으로 리스크온이 전개되면 커브도 결국 스팁해지긴 할 듯. 문제는 이런 생각을 지난주부터 했는데 아직까지도 발현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


-4-
주제를 리스크온으로 잡았다면 커브를 잡는 것이 아니라 숏을 갔어야 했고, KRW 롱은 페어를 JPY로 했어야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준의 스탠스가 바뀐 상황에서 단기금리가 얼마나 더 오르겠으며, 리스크온이 진행되면 역시 장기가 취약하겠다는 관점이 스티프너를 잡은 배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었다면 장기만 팔면되지 단기는 왜 산 것일까. 마치 전략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리스크온 방향에 대한 컨빅션이 약해 커브라는 마음만 편한 수단을 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복기를 주말에 했다.

지난주에 이런 뉘앙스의 말을 주변에 했더니 몇몇 지인분들께서 '지표 꺾이고 중앙은행 기브업하는데 연초부터 채권을 숏가긴 어려웠지'라는 말씀을 주셨다. 맞는 말씀이고 어떤 면으로는 감사한 격려의 의미도 있겠으나, 내가 알기로 대개 그런 어려운 일들이 돈이 되는 일들이다.

2019년 1월 6일 일요일

2018년 마무리와 해피뉴이어

이번에도 새해 포스팅은 조금 늦게 작성하게 되었다. 이직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도 평온했던 운용사와는 달리 일상적 여유가 거의 없는 기관으로 자리를 옮겨온 영향으로 2018년에는 포스팅 수가 확연히 줄었다. 매년 50%YoY 증가하던 포스팅 수가 작년에는 80% 급감.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원화채 관련 생각들은 업로드 하지 않은 영향도 적잖다. 기록들을 사후적으로 올려둘까 생각도 했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이 공간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뷰나 의견은 그때마다 따로 주변 분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핵심이 되는 생각들은 주간 단위로라도 간단히 적어두었다.



2018년의 매매는 '1월의 베어스티프닝과 12월의 금리 하락을 취했지만 연 중반에는 변변치 않았다' 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정확장의 여파와 지속되는 금리 인상을 배경으로 연 중반에 금리 상승 트라이가 있던 시기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것. 통화긴축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추가 재정 확장은 당분간 요원하며 미국 경기는 고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쉽게 숏을 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9월에 캐나다에 출장을 가서도 모두가 late-cycle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10년물은 3.5%는 갈 것으로 본다는 것이 참 모순적으로 보였던 기억이 있다. 연준의 통화 긴축이 진행 중인 시기에는 함부로 '통화긴축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던 한 해. 다행인 점은 연초의 재정정책과 연말의 통화정책 컨셉을 의미있는 사이즈로 취했다는 것.

지금 가지고 있는 2019년에 대한 생각을 요약하자면, 1) 미국채 금리는 낮은 레벨에서 박스권. 2년 기준 2.20% ~ 2.50%. 2) 미국의 성장이 작년대비 둔화되긴 하겠지만 그나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켜볼 여유가 있는 것이 미국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오히려 인하를 저울질. 3) 2번의 이유로 달러는 강세 (연준의 인상 중단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고 EM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뷰가 취약해질 가능성을 보는 중) 4) 주가는 전반적으로 강세이며 미국이 가장 아웃퍼폼. 5) 코스피는 박스피. 6) 미중 협상은 타결되어도 타결되지 않아도 중국에게 문제. 7) BOJ가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 있으며 유럽은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동결. 일본의 경우는 지표가 트리거가 될 수 있고 유럽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배경.

써 놓고 보니 미국 금리를 제외하면 좀 급진적인 면이 많아 보이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그렇다.

2018년 12월 23일 일요일

1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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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금리와 달러는 FOMC 결과를 완화적으로 받아들였지만, 미국 주식은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비명을 질렀던 한 주. 미국채 2Y, 5Y 롱은 FOMC 전후로 일단 청산했고, 그 이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장기물 금리. 여전히 미국채는 언제 롱을 갈 것인지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 중인데, 1) 연준이 일련의 소동에 항복해 추가 인상을 중단하고 오히려 인하까지도 고려하게 될 수 있다고 본다면 단기물, 2) 이런 상황에도 연준이 점진적 인상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 장기물을 선택해야 할 것. 일단 후자의 컨셉이 한 번 작동한 후에 전자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싶다.


-2-
FOMC 이후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주식. 무역이나 셧다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작용 중이겠지만 핵심은 결국 경기가 피크아웃하는 가운데 연준의 긴축이 진행되는 것을 견딜 수 없다는 것. 이러한 기조를 뒤집으려면 결국 둘 중 하나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첫째, 연준이 더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이는 것. 이번 반응으로 미루어 봤을 때 동결 정도가 아니라 인하를 고려할 정도의 스탠스 전환은 보여야 위험자산이 다시 고점을 높일 수 있을 듯. 둘째, 우려되는 것보다 미국 경기의 둔화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 이 스토리는 시기적으로 내년 1분기는 지나야 부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스토리와는 별개로 가격은 최대 어디까지를 염두에 두어야 할까. 바꿔말하면, 위의 스토리가 발현되지 않더라도 가격이 어느 지점까지 오면 비관이 이미 전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매수에 나설 것인가. S&P500 기준 2350, 나스닥종합 기준 5950을 보고 있다. 둘 다 200주 이평 언저리.

2018년 12월 10일 월요일

18/12/09

-1-
변동성이 꽤 큰 한주를 보냈다. 미중 무역 휴전 기대를 월요일 아시안 타임 개장에서 반영해 상승 출발했던 미국 금리는 그 날 이후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2년과 5년 타깃이 2.70%, 10년이 2.80%였는데 금요일부로 거의 근접. 12월에 EFFR이 20bp 상승하고, 내년 중 기준금리가 1회(25bp) 인상되는 것을 반영한 레벨을 2.70%으로 봤었다 (2.25% + 45bp). 여기서부터 금리가 더 하락한다는 것은 내년에 한 번도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혹은 기대)를 반영해 나간다는 뜻이다. 일단 컨셉이 잡히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가격의 속성상 2.70% 하회 트라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그래도 일단 1차 타깃이 왔으니 조금은 접고 전략을 리프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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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논팜을 앞두고도 미국채 포지션을 그대로 오버나잇했는데, 숏포지셔너 혹은 매수대기자들의 마지막 희망이 논팜 호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주 CPI나 소매판매 역시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이고, 다음주의 FOMC를 앞두고도 경계감을 노린 숏이 유리한 상황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이번주에는 금리 반등이 나올때마다 다시 더 애드해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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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분기 정도로 생각하던 그림이 일주일만에 미리 발현되다보니 연간전망도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다행인 것은 포지션을 의미있게 채워서 끌고왔다는 점. 오늘은 내가 왜 3년 연속으로 연초와 연말의 성과가 괜찮고 나머지 기간은 그냥그런 것인지를 고민했다. 만약 집중력의 문제라면 멘탈에 대해 엄청난 반성이 필요하겠지만, 매매 내용들을 복기하다보니 그보다는 컨센서스 트레이드 능력의 부족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올해를 예로 들자면, 재정 우려가 있던 1월을 빼면 연중 내내 이어진 통화 긴축을 배경으로 한 금리 상승을 뭔가 시원하게 뽑아 먹지를 못했다. 분기 혹은 반기 이상의 긴 시계로 한 방향을 보고 끌고 가는 포지션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지금 가진 솔루션. 캐리북이나 포트폴리오로 치자면, 중립 듀레이션을 중장기 뷰에 맞춰 완전한 중립 보다는 높거나 낮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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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흥미로운 포인트 중 하나는 올해 12월과 내년 1회 인상을 반영하는 레벨까지 미국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달러는 강세이고 주가도 제대로 지지받지 못한다는 점. 이는 1) 미국마저 경기가 둔화되는 것은 강달러를 수반하는 리스크오프일 뿐이고, 2) 그걸 막기에는 2회의 추가 인상조차도 충분히 완화적이지 못한 것으로 시장이 평가 중이라는 의미. 즉, 2년물이 2.70%을 하회해 2.50%을 향해야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반등이 뚜렷하게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8년 12월 2일 일요일

18/12/02

-1-
지난 월요일에는 오랜만의 하루짜리 휴가. 돌이켜보니 올해에는 딱 나흘 휴가를 갔고, 추석에 출장 다녀온 것까지 생각하면 쉬는 날이 정말 적었다. 여행가지 않고 서울에서 쉬는 휴가는 특히 오랜만. 책과 리폿 몇개를 읽으며 여유를 부리려 했지만 연간전망에 대한 생각 때문에 완전한 릴랙스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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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 지표 둔화를 확인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쉬어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관건인 것은 연준이 인상을 중단하면 어떤 여파가 있겠냐는 것. 연준의 인상 중단으로 미국채 2년은 어디까지 랠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연준의 인상 중단만으로 과연 EM이 회복하고 위험자산이 랠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인가. 모건스탠리는 EM 랠리가 재개되다는 쪽이고, BCA는 연준이 인상을 중단해도 여전히 EM 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가 너무 높기 때문에 랠리는 어렵다는 관점. 목요일과 금요일의 시장 반응만 보면 BCA쪽이 더 정확해 보이긴 한다.


-3-
간밤에 파웰의 발언이 확인된 목요일 아침에 출근하면서, 이제 미국채 숏델타를 끌고가는 매매는 끝이라는 생각을 했다. 의회 양분으로 추가 재정 확대 가능성은 희미해졌고, 파웰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나는 경기의 피크아웃보다 통화와 재정의 피크아웃 시그널이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2년은 2.70%, 10년은 2.85%를 타깃으로 보는 중. 체이스는 괴롭고 피곤하지만 통화나 재정 이벤트에서는 그래도 일단 잡고 본다는 것이 지금 가진 원칙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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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본 인터뷰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Gundlach의 인터뷰.

https://citywireusa.com/professional-buyer/news/gundlach-people-want-to-be-told-what-to-think-i-dont/a1168353

2018년 11월 19일 월요일

18/11/19

-1-
중간선거에 대한 경계감 선반영을 노리고 미국채 숏을 선거 결과 발표 직전까지 유지하다가 접은 것은 괜찮은 접근이었다. 그 이후 리스크오프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약간의 롱 대응을 한 것도 나쁘지 않았던 선택. 그러나 1) 3.10%이라는 레벨을 하단으로 보고, 2) 미중 무역 긴장도 완화 기대감 형성 가능성을 재료로 다시 포지션을 뒤집은 것은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 최근의 미국채 강세는 1) 중간선거에서의 민주당 하원 점거로 시세가 시작되었고, 2)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코멘트를 재료로 추각 강세 시도를 하는 것이니 기계적인 숏 대응 관점을 가지는 것은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주말에 했다. 미국 외 지역의 지정학적 요인, 경제 지표, 주가의 조정 같은 재료들로는 가격 레인지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의 정치(재정정책)와 통화정책이 요인일 때에는 긴장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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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월말 G20까지는 미중 긴장도 완화 기대의 선반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 그러나 중간선거와 마찬가지로 결과에 베팅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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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Q와 내년 1Q의 지표 둔화를 근거로 연준은 내년 상반기 중에 인상을 멈추지만, 연준이나 시장의 우려만큼 경기가 둔화되지는 않고, 이에 미국 커브는 스팁되는 것. 이런 상황에서 EM은 다시 한 번 부스팅 받고, EM 중앙은행들이 이때다 싶어 긴축에 나서면서 다음 하강 사이클로 진입할 모멘텀이 왕창 쌓여 버리는 것. 지금 생각하고 있는 내년도 전망의 골자.

2018년 11월 4일 일요일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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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에 대해서는 1)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주가가 하락했던 경우가 거의 없고, 2)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뷰가 많은 것 같다. 공화당이 상하원 수성에 성공하면 추가적인 재정 확장 기대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뷰도 존재. 민주당은 헬스케어와 같은 쟁점들을 파고드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공화당은 경기 호조를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는 중인데, 실제로 경기가 좋다는 점에서 공화당의 수성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공화당이 하원 방어에 성공하면서 상원에서도 53석 이상을 가져가면 시장 영향력이 있을 듯. 그치만 결과 보다는 우려에만 베팅하는 것이 안전한 재료라는 생각에 숏을 미리 갔는데, 금요일 아시안 타임에서의 트럼프 발언으로 얻어 걸린 포지션이 됐다. 중간 선거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수요일 점심시간쯤 되면 대략 윤곽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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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나와도 리스크온 재료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은 가격대' 라는 지난주초 스터디의 결론이 꽤 괜찮았다. 물론 그 결론을 돈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지만, 지표나 요인을 복잡하게 열거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 컨셉이다. 목요일에는 가야 하는데 못 간다면서 달러원 롱을 접은 분들이 주변에 계셨고, 오히려 숏을 가는 분도 계셨다. 코스피 2000이 깨졌으면 사야하는 것 아니냐며 지수를 산 사람도 있다. 배울 분들이 여기저기 참 많다. 역시 포커스는 재료보다 가격과 수급과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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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승리 가능성을 선반영해 미국 금리는 미리 오르고 주가는 주춤하다가, 중간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선거 후에는 금리 상승세는 잦아들고 주가는 상승을 재개하는 리스크온으로 기운 뒤, 막상 월말 G20에서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시나리오를 상상 중. 미중 무역 이슈는 중기적으로 긍정적 재료가 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타협이 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노이즈가 될 것이고, 타협 성사된다는 것은 중국이 미국에게 원하는 것(그것이 IT기술 유출 중단이든, 중국의 경기 침체든 뭐든 간에)을 준다는 의미이므로 그것대로 문제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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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를 봤다. 최근에 봤던 퍼스트맨과는 완전히 반대에 위치한 영화. 퍼스트맨은 인간이 달에 간다는 소재로 인간을 그리지만(다른 소재를 써도 얼마든지 표현 가능하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라는 팩트를 그리되 딱히 인간을 그리지는 않았다. 긴 뮤직다큐에 가까운데 그럴 것으로 예상하면서 관람을 결정했고, 보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내가 퀸의 팬이기 때문이다. 첫 곡인 'Keep yourself alive'가 나올 때 이미 맥주가 부족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18/10/28

-1-
리스크오프가 심화되면서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 이어지는 중. 리스크오프의 배경으로 많은 요인들이 지목되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트리거로 여겨지는 것은 연준의 긴축인 듯 하다. 조금 더 풀어서 쓰자면, 미국 성장은 조만간 피크아웃할 것이고 지정학적 불안이 산재해 있는데 유동성까지 축소되는 것이 두렵다는 것. 가능한 해석이지만 개인적으로 깊은 공감이 가지 않는 이유는, 1) 만약에 정말로 그런 설정이 맞다면 장기물의 하락반전으로 주가의 추가 하락이 오히려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2) 그것이 아니라면 결국 또 다시 레벨업 된 중립금리를 위험자산이 소화내는 과정에서의 노이즈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 그래서 시장에서 기대하는 파웰 풋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미국 주식은 언제든지 반등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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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주가 조정으로 연준이 긴축을 멈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연준이 반응할 때까지 주가의 조정이 반드시 더 이어지리란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레벨이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별로 특별할 것 없는 연준의 코멘트를 완화적 재료로 해석해 주가가 반등 시도를 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3-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미국채 5y10y 플래트너. 주식발 리스크오프로 미국채 강세가 전개되면서 5년이 아웃퍼폼했는데, 1) 지금이 경기의 피크아웃을 반영하는 것이 맞다면 5y10y 커브도 플랫되는 쪽이 자연스러워 보이고, 2) 별 일 없이 주가가 다시 안정화된다면 많이 달렸던 5년의 되돌림이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 로직은 이렇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더 폭락하면 힘들어질 수도 있는 포지션이므로 레벨을 나눠서 구축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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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오랜만에 아시안타임에서 선호하는 단서와 흐름이 나왔다. 주가 기준 목요일 밤처럼 미국 시장의 현물 종가는 상승 마감이지만 장막판에 셀오프가 있었을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는 장초반에만 미국 시장의 현물 종가의 분위기를 반영한 뒤 다시 미국 시장의 장막판 분위기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은 듯. 동방향으로 달러원 매매를 했던 것이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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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퍼스트맨을 봤다. 위플래시, 라라랜드, 퍼스트맨까지 감독이 일관적으로 '상실을 모멘텀 삼아 뭔가를 성취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일관적이다보니 '상실 없이는 성취도 없을걸' 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1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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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중순이 지나니 올해의 리뷰와 내년의 전망과 계획을 계속 그려보게 된다. 올해는 연초에는 재정과 인플레이션이 주제였고, 그 이후에는 결국 연준의 통화긴축이 주제였다. '미국채 2년 금리가 2.20%선에 도달하면 롱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대화를 연초에 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2년 금리는 2.90%다. 4월과 10월의 10년 금리 상승의 근저에는 실질금리 상승이 있었는데, 그것은 결국 연준의 통화긴축이 조금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장기금리가 프라이싱 한다는 의미였다 (중립금리 상승과 같은 표현도 결국에는 비슷한 의미). 10월의 장기금리 상승에서 FFR 선물이 반영하는 2019년말까지의 인상 횟수는 2회에서 3회로 점핑. 장기물 금리를 의미있게 상승시키는 펀더멘털한 요인은 1) 급작스러운 통화 긴축 선회, 2) 재정 확장, 두 가지라는 것이 그동안 가져온 관점이었지만, 올해를 겪으면서 '3) 꾸준하고 완만하게 진행되는 통화 긴축' 이라는 새로운 요인이 추가되었다. 2000년대 중반의 사례를 알면서도 3번의 컨셉으로 숏을 주저하게되는 이유는 '통화 긴축은 이미 아는건데 시장에 다 반영되어 있는 것 아닌가', '이 레벨에서 숏을 해봐야 얼마나 더 먹겠나', '여기서 긴축을 더 진행하면 오히려 10년 금리가 하락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들이 자꾸 머리를 스쳐지나가기 때문.


-2-
10월의 미국채 금리 상승이 추가적 통화 긴축에 대한 반영이 맞다면, 다음 수순은 또 다시 플래트닝이 될 것 같다. 특히 3분기 GDP가 호조라면 2년 금리가 10년 금리를 따라잡게 되고, GDP가 예상을 크게 하회하면 10년 금리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반납하게 될 듯. 목요일 ECB에 대한 경계감을 플래트너 찬스로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 중.


-3-
지난 주말 스터디 자료로 경기침체를 주제로 한 top of mind를 읽다가 실망. 캐나다 출장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하게 '대략 2년 후에는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까? 그게 무엇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라는 내용을 담은 리폿. 고민이 막히는 부분들이 다들 비슷한 시점인 것 같다.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18/10/14

-1-
캐나다로 출장을 다녀왔다. 나름 얻은 것도 많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컨퍼런스. 기관 방문 일정이 있거나, 또는 장소가 아예 뉴욕이었다면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가능했을 것 같다. FOMC 주간에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토론토까지 날아갈 여유가 있는 것은 역시 독립투자가, Family office, 연기금 정도인 듯 (국내사는 추석이었으니 그렇다치더라도). 컨퍼런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이보다 더 좋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미국 경기는 late cycle 국면임이 확실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을 다시 침체로 향하게 할 요인이 무엇인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라는 것. 미국의 기축통화 지위 상실론, 국가 부채 위기론과 같은 의미 없는 주장을 하는 연사들이 초청되었다는 것 자체가, BCA가 얼마나 미국 침체 요인을 찾으려 고민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소득 불평등이 하나의 세션으로 존재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 후기를 최대한 간략히 정리해서 공유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2-
출장 다녀와서 일주일정도 더 무리를 하다가 결국 이번 주초에 몸살. 밤새 앓다가 출근한 뒤 병원을 들렀더니 열이 39.1도. 본의 아니게 한글날 휴일을 온통 잠으로 채운 뒤 완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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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후 포스팅을 쉬는 동안 시장 변동성은 상당했던 편. 롱 재료에 거듭 강세 반응을 하지 못했던 미국채 금리는 결국 3.25%까지 상승했고, 이번주에는 금리 상승을 빌미로 위험자산들의 조정이 전개되면서 다시 금리가 반락. 지금 금리를 들어 올리는 스토리는 연초와 같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아닌 실질금리의 상승이다 (미국 10년 break even rate은 2.15% 근방에서 거의 정체 중.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징후도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8월 임금이 기대치를 상회했던 것에 난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 중.). 즉, 미국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더 연장될 수 있고, 이에 연준이 금리를 조금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점을 시장이 프라이싱하는 과정인 것. 만약 점도표대로 향후 5번의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상방은 3.5%까지도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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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적 FOMC에도 불구하고 3% 아래로 금리가 내려가지 못했던 때가 숏 찬스였고, 마지막 기회는 기대치를 소폭 하회한 ISM 제조업지수 발표날에 있었다고 본다 (기대치를 약간 하회한 것 뿐이었지만, 그 레벨에서 롱이 될 상황이었으면 그정도 재료라도 강세가 나와줬어야 한다). 나는 3%에서부터 3.10%까지 레벨 관점으로 롱 대응을 하다가 이번 숏 찬스는 못 살렸다. 3.12%라는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정도의 숏 재료가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


-5-
나는 펀더멘털 지표에 대한 기술적 판단이 전제된 분석 접근에 대해서 꽤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침체권에 있던 인덱스가 상승하면 '이제 이 지표는 침체를 멈추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라고 상정하고 들어가는 류의 분석을 매우 불편하게 느낀다. 정말로 어떤 그래프를 보고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판단할 능력이 있다면 지표를 볼 것이 아니라 상승하기 시작한 주식을 사면 될 것이다. '지표가 더 좋아지기 힘든 레벨에 도달했다' 라는 접근 역시 유혹적이지만 자주 틀리게 되는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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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는 레인지를 보되 살 때는 장기물, 팔 때는 단기물이라는 구도를 유지. 미중 갈등 격화 문제에 대해서는 KRW나 CNH을 건드리기보다 EUR이나 JPY를 사는 것이 더 편안해 보인다. 컨퍼런스에서 BCA 측이 이탈리아나 중간선거는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진짜 정치적 리스크는 무역갈등이라고 주장한 것에 공감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주는 여러모로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맞이하게 될 듯.



2018년 9월 17일 월요일

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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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델타를 다 없애고 플래트너만 가지고 가다가, 목요일 CPI 부진에도 미국채가 강세를 보이지 못한 부분이 불편해 약간의 숏을 잡았다. 금요일 미국채 10년은 3.0%에서 마감. 수급상 숏이 많다는 증거는 아직 없고, 레벨은 이제 롱을 가 볼만한 구간에 도달했고, 강세를 유발할 수 있는 특별한 요인이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조합이라면 롱을 가거나 또는 적어도 숏은 접어야 맞다고 생각.


-2-
예전의 스타일대로라면 FOMC 전까지는 약세 관점을 유지하고, 발표 직전 즈음에 반대 포지션을 고려해야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 요즘에는 가격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일단 한 번 행동한 뒤, 가격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면 추가로 행동하는 스타일을 시도해 보는 중. 가격에 대한 가중치를 가장 높게 두고 있기 때문이다.


-3-
매매를 정리하다보니 재료라는 부문 내에서 가장 영향력과 승률이 높은 것은 역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지표나 경기를 주제로 하는 포지션들로 버는 것이 제일 난이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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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사실화된 방향으로 베팅을 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의 미국채 2년물 숏 만큼은 다른 이야기 같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접고 2년 숏을 가져갔던 사람이 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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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가서 사람들을 만나면 무엇에 대해 물어보고 대화할 것인지 슬슬 정리해 보는 중. 일단 당장 떠오르는 것들은,

1) 지금 미국 경제가 late cycle인가?
2) 작년은 글로벌 호황 동조화 국면이었고 지금은 미국이 독주하는 구도. 이 다음은 미국이 둔화될까, 아니면 미국 독주가 더 연장되다가 오히려 나머지 국가들이 회복될까.
3) 중국이 무엇을 내 놓아야 미국이 만족할까. 환율? 또는 기술 유출 중단?
4)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프라 확대안을 미리 부각시킬 것인가? 아니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에야 인프라 확대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
5)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4회 인상하는 것, 그리고 연중 내내 동결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서프라이즈일 것 같나.

2018년 9월 11일 화요일

18/09/10

-1-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홍팀장님을 뵀다. 중상위 레벨의 퍼포먼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증명했는데, 10% 안쪽으로 들어가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 운용 컨셉을 바꿔보고 있다는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매니저만큼 실컷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직업이 없다는 생각으로 매니저를 해오셨지만, 압도적인 수익을 내는 일도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지, 과연 그런 게임을 해보지 않아도 정말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셨다고 한다.

나는 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지향점이 결국은 큰 수익을 내는 것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일을 즐기는 것 만으로는 불충분해서가 아니라, 큰 수익을 내는 일의 난이도가 워낙에 높아 달성했을 때 가장 즐겁기 때문이다. 일에서 흥미를 느낄 정도로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이라면, 돈을 버는 메커니즘에 호기심을 느끼지 않기가 어렵다. 리서치하고, 읽고, 쓰고, 대화하는 것 모두 즐겁고 흥미롭지만, 돈이 되는 콜을 하거나 매매를 하는 것이 훨씬 흥미롭다(가장 어려우니깐). wclee형이 언젠가 편하게 즐기며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을 '즐겜유저' 라고 지칭한 것이 생각난다. 스터디나 리서치 모두 이런 맥락에서 보완할 점들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2-
금요일에는 미국채 롱을 가지고 있다가 완전히 틀려버렸다. 이미 연준이 긴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정 확장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 이상 임금이나 고용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10년물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배경이었다. 생각의 로직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임금이 잘 나와서 기대인플레가 자극되어 금리가 상승했다' 라는 식의 풀이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스팁이 되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 문제는 가격과 수급이었다고 생각. 고용 발표 전일 금리가 미국 주식의 조정을 빌미로 4bp 정도 하락했는데, 강세가 된 상태로 고용을 소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2.90% 수준이 상단' 이라는 근거 없는 레벨 설정을 했다. 그리고 수급적으로 롱이 가볍지 않다는 단서들도 계속 있었다. 리스크오프성 요인들이 등장할 때 미국채 강세 탄력이 거의 없었던 것 (심지어 전주에 회사에서 미국채는 숏이 아니라 롱이 무거워 보이지 않냐는 이야기까지 했었다).

최근에 과거 매매 기록들을 정리하며 역시나 중요도는 가격, 수급, 재료 순서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중인데, 이 때문에 가격과 레벨대응이라는 명제에 어설프게 빠져 불편한 신호들을 너무 가볍게 봤던 것 같다. 아직 outright long의 유입이 적극적이지는 않겠지만 플래트너는 재구축되기 시작할 듯. CPI나 소매판매, 장기물 발행을 플래트너로 맞는 것은 리스크가 낮아 보인다. 다만, 수요일 BOJ의 장기물 매입과 목요일의 ECB가 오히려 플래트너 입장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2018년 9월 3일 월요일

18/09/02

-1-
오사카로 휴가를 다녀왔다. 한국보다 덥긴 했지만 충분히 먹고 마시고 쉬면서 재충전을 했다. 회사를 옮기고 해외로 휴가를 간 것은 처음인데, 9월에는 일 때문에 캐나다에 가게 될 것 같다.


-2-
휴가 전 2.80% 부근까지 내려갔던 금리는 지난주 다시 2.90% 근처로 반등한 뒤 지금은 다시 2.86%으로 내려 온 상황. 특별히 장기물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이 없다는 생각으로 롱을 캐리 중이지만, 파웰이 완화적이었음에도 2.80%을 하회하지 못하고 레인지를 유지하는 흐름은 조금 불편하다. 호재에서의 가격 반응으로 미루어 보건데 회자되는 만큼 시장에 미국채 10년 숏 포지션 누적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CFTC 포지션 데이터는 개인적으로 신뢰하자 읺는 지표 중 하나.


-3-
휴가 중에 내가 가장 신경쓰였던 뉴스 플로우는 이 것. 우리 시간으로 28일 새벽이었다. 짧은 한 마디였고 시장 영향력은 없었다.

TRUMP: WORKING ON MAJOR INFRASTRUCTURE PROJECT, MASSIVE ROADWAY: B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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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무역 이슈가 미국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때문에 미중 무역 문제가 격화된다고 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 같지도 않고, 무역 이슈 해결이 금리 상승 요인이 될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무역 이슈를 일단락 시킨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라는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아예 다른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엣지로 삼을만한 일정이 없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인프라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라는 전망은 가능하지만 이를 근거로 포지션 아이디어를 짜기엔 아직 막연한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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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경기가 좋았을 때 금리를 올렸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쳐 경기가 하강하여 이제는 금리를 못 올리게 되었다. 중앙은행이 실기했다' 라는 주장은 들을 때마다 당혹스럽다. 만약에 작년에 금리를 올리지 않아서 지금 경기가 과열되고 인플레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중앙은행이 실기한 것이 맞다. 그치만 작년에 금리를 올리지 않았는데 지금 경기가 엉망이라면 작년에 올리지 않은 것이 맞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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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공식 전환될 가능성을 FOMC 전후로 대비하는 것이 기존의 생각.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들과 잭슨홀에서의 미묘하게 완화적인 파웰 발언으로 인해, 9월 FOMC가 완화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일찍부터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 그래서 9월에 FOMC 경계감을 근거로 채권 숏이나 달러 롱을 가는 것은 별로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느낌.

2018년 8월 22일 수요일

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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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아침 단말기에 뜬 고용 증감을 보고, 블룸버그가 전년동월비 기준이 아닌 다른 숫자를 헤드라인으로 쓴 줄로 착각했다. '금리 인하해야겠는데?' 라고 팀 선배가 농담을 했는데 시장이 실제로 거의 그런 반응을 보였다. '경기가 망가지거나 위기가 오면 KRW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통화 약세로 제조업이 부스팅 받아 경기가 회복되는 한국의 구조가 정책 실책으로 깨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반도체라는 원자재가 나는 사우디 같은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wclee형의 이야기가 자꾸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 내 직업이 나라 걱정은 아니지만, 그냥 모니터의 금융가격 변수들만 보고 있어도 자동적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인상은 당연히 물건너간 것 같은데도 단기물 금리의 반응은 제한적이길래 그 날 FX스왑 만기를 전부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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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기고 배우게 된 것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레벨 대응. '금요일까지 A라는 이벤트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될테니 금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이벤트 해소에 베팅'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 레벨이면 우려감 반영을 꽤 한 것이니 수요일이지만 일단 진입하고, 금요일까지 우려가 더 진행되면 추가로 더 진입' 하는 것. 가장 좋은 가격에 진입하겠다는 생각이 전자의 행태를 만드는데, 예전 전략과 포지션들을 정리하다보니 그런식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거나 찬스를 놓쳤던 적이 꽤 있다. 쉽게 말해 뷰가 잡혔으면 가격 적당할 때 일단 실행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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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을 나름 면밀하게 해 보는 일, 전망과는 별개로 유리한 전략을 짜는 일, 그 다음에는 전략을 가격과 조합해 의미있게 실행하는 일, 까지가 현재의 진도. 최대의 사이즈로 큰 흐름을 잡아 압도적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다음 스텝과 과제가 무엇일까, 에 대해 wclee 형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직 뚜렷한 답은 못 찾았다. 일단 나는 기록들을 정리하면서 아이디어를 잡아 보려는 중.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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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매파적이어도 장기물이 별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미국채는 롱 관점. 달러는 확신이 없다. 그리고 애매한 달러, 금리 하락, 미국 주가 정체 가능성이라는 조합에서는 코스닥이 아웃할 것으로 생각.

2018년 8월 15일 수요일

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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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수준에서 매수했던 미국채 10년은 금요일에 2.86% 수준에 청산을 걸어두었는데 체결이 되었다. 3%를 넘어가면 애드할 생각이었어서 사이즈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 BOJ이벤트가 없다면 미국 금리가 약세로 가거나 스팁될 이유가 무엇일지 모르겠다는 것이 진입의 배경, 연준이 긴축을 멈추지 않는 이상 2y10y 스프레드 25bp 근방에서는 10년 롱을 한 번 접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 청산의 배경. 10년 금리가 2.80%을 하회해 더 랠리하기 위해서는 연준 스탠스의 변화가 포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잭슨홀 미팅은 유의해야 할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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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장중에 달러가 약세 조정을 받으면 CPI 발표를 노린 강달러 포지션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출근했다가, 오전에 특별한 조정이 없길래 포지션 갈 생각을 접었다. 점심 먹고 돌아왔는데 옆 팀에서 '신흥국들 불안한데 달러 좀 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의논하는 것을 들은 뒤 30분이 채 되지 않아 터키를 빌미로 달러 랠리가 전개. 1) 신흥국이 심상치 않으니 달러를 사는 매매, 2) 장 중 리라 약세를 보고 곧바로 달러원 롱을 잡는 매매를 했었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할 수 있을지도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간밤의 미국 시장 이벤트를 배경으로 하는 뷰가 있다면, 장 중에 유리한 가격에서 잡아보려는 시도와 동시에 구간 돌파를 체이스하려는 준비도 해야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원화 채권을 할 때에도 이런 기회가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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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는 오전의 하락폭이 깊지 않아 달러원에서 롱을 잡아 좋았지만 미국채 데이 트레이딩에서 삽질. 화요일에는 KP 매매가 잘 되었다가 달러원에서 삽질. 금요일 밤에 미국채 롱 실현이 잘 되었다고 들떠있었던게 아닐까 싶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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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매판매는 분기초 지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분기 성장률 전망에 큰 영향을 주는 하드데이터이기 때문. 그래서 만약 오늘 발표되는 7월 소매판매가 부진하다면, 미국 2분기 경기 peak-out이라는 컨센이 형성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생각. 그리고 지금은 미국 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EM발 리스크오프로 금리 상승은 자꾸 제약되는 국면. 어제 퇴근 전 2.90%에 작은 사이즈로 다시 롱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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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가장 먼저 침체에서 빠져나온 미국이 긴축을 시작하고, 통화정책 방향성의 괴리로 인해 강달러가 전개된다. 미국 경기 반등을 따라 나머지 국가들도 회복하면서 달러는 다시 약세 전환.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외 지역의 경기 반등이 먼저 꺾이기 시작하면서 미국 독주 형태의 달러 강세가 전개. 향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1) 미국 독주만 강화되면서 나머지 국가는 더 망가지는 것, 2) 미국의 호조가 연장되면서 나머지 국가들도 다시 회복되는 것, 3) 미국도 꺾이고 나머지 국가들도 더 힘들어지는 것, 4) 미국은 꺾이면서 나머지 국가들은 회복하는 것. 시장이 프라이싱 중인 것은 1번이고, 4번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구도이며(유럽, 일본만 놓고 보면 가능할 수는 있겠다), 2번은 확인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때문에 3번으로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듯.

2018년 8월 6일 월요일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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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의 책을 읽고 매매 기록을 체계화시키는 작업을 주말에 시작했다. 진입할 때 가격, 수급, 재료 등등의 요인 중에서 어떤 것에 방점을 두고 진입한 것인지, 재료의 주제가 통화정책인지, 지표인지, 아니면 정치적 이벤트인지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 2016년의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가 거기서부터 작업을 진행해보려 한다. 2017년의 paper trading 기록까지 포함하면 꽤 재밌을 것 같다. 언젠가 이렇게 해두어야겠다는 생각만 해오던 일인데, 책에서 자극을 받아 이제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framework만 결정하면 기록을 채워 넣는 것은 길지만 흥미로운 작업이 될 듯. 일지만 써두는 것보다 이 쪽이 실수와 약점을 잡아내기에 더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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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에는 오전에 코스피가 무역 이슈를 반영하며 급락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의 반응이 미미하길래 1119.20에 50% 사이즈로 롱을 진입해 전고점 부근에서 나눠서 청산. 금요일에는 CNH 약세를 보고 달러원을 30% 사이즈로 따라갔다가 로스컷 비용만 0.4원 지불. 이를 두고 '자산들간의 흐름을 컨셉으로 따라잡는 매매는 반응이 아직 미미한 쪽을 공략하는 것이 유효하고, 동방향으로 가격이 이미 꽤 진행도니 쪽은 따라가봐야 리스크가 더 높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좀 더 체계적으로 누적된 기록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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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이벤트 당일에는 정책변경이 없다는 헤드라인에 트레져리 롱을 가서 돈을 버는 줄 알았다가, 구로다 기자회견으로 인해 벌었던 폭을 거의 다 반납. 기자회견 일정을 몰랐던 것도 아니었으면서 청산을 미리 하지 못한 것은, 금요일 고용지표 이후까지 롱을 보유하겠다는 기존 계획 때문이었다. 즉, BOJ 이벤트 해소로 시작해 미국 지표의 둔화 가능성으로 주제가 옮겨가면서 금리가 더 하락하길 기대했다. 하나의 컨셉을 취하면 일단 나오고 본다는 원칙에 위배되었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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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취약한 편이라 이번 여름의 폭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중. 오히려 극도로 조심하다보니 체력 손실이 덜한 것도 같다. 앞으로 딱 2주 정도. 심신의 번아웃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기간.

2018년 7월 30일 월요일

1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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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목요일과 금요일 양일간의 트럼프의 금리, 달러 발언 이후 전개된 스티프닝과 주가 강세를 보면서 잠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만 하고 포지션을 가지는 않았다. 트럼프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더 인상하지 못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어 장기물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주가는 성장주가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하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그 생각을 배경으로 포지션을 잡는 것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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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연준이 정말로 긴축을 중단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트럼프 때문에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게 되더라도, 연준이 '트럼프 때문에 동결' 이라고 공언할리는 없다. 아마도 지표나 경기 상황을 긴축 중단의 근거로 삼을 것이다. 따라서 지표가 기대치를 하회했을 때, '트럼프의 압박도 있는데 지표가 미스했으니 연준이 정말로 긴축을 중단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시장이 할 가능성은 높아진 것 같다. 이제 2년 숏이나 플래트너를 가지고 주요 지표 발표를 맞이하는 것은 리스크가 꽤 크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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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요일 트럼프의 2분기 성장률 발언으로 인한 10년 금리의 상승 반응폭이 1bp 수준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성장률에 대한 반영은 다 끝난 것으로 보이고, 2) 레벨도 3% 근방이면 편안하다는 생각으로 금요일에는 10년 롱을 오버나잇했다. 그러나 기대치를 하회하는 숫자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폭은 미미. 재고의 기여도가 1.0%p, 순수출의 기여도가 -1.06%p인데 두 요소의 방향은 다음 분기에 반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재고는 revision 변동이 큰 부문이라 향후 수치를 더 봐야할 듯. 금요일의 시장의 밋밋한 반응은, 1) 시장에 숏포지션 누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점을 의미하거나, 2) 구축된 숏들이 많긴 하지만 미국 GDP를 주제로 쌓인 숏들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1) 이라면 굳이 포지션을 더 가져갈 필요는 없고, 2) 라면 숏들의 주제는 BOJ라는 생각이 들어서 월요일 아침에 롱을 일단 접고 볼 계획. 재진입은 고려 시기는 BOJ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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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의 principle을 조금씩 읽는 중. '결론에 대해 논쟁하는 대신 결론을 내리는 의사결정 기준에 대해 논쟁했다' 라는 대목에서 느끼는 점이 많다. 결론이 없는 사람은 논외로 하고, 결론이 있는 사람들과만 의견을 나누더라도 의사결정 기준의 차이라는 지점에서 대화가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표 호조가 이어질 것 같아서 달러 롱이에요' 라는 말을 들으면 '지표 호조를 근거로 포지션을 가는 방식이 정말 제대로 작동을 하는가' 에 대한 대화가 전개되어야 하겠지만, 실상은 '저는 트럼프 압력이 더 강할 것 같아서 숏이에요' 라는 식으로 각자의 판단 기준과 결론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게 되는 것. 의사결정 기준에 대한 활발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정말 드물고 귀하다.

2018년 7월 17일 화요일

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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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달러 강세는 대응의 난이도가 꽤 높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리스크오프성 강달러로 보여지다가 어느 순간 리스크오프가 아닌 미국 독주의 리스크온 컨셉 강달러로 전환이 되었기 때문. MS를 비롯한 JPY 강세 뷰들의 스텝이 꼬인 것도 이런 이유인 것 같다. 'JPY가 약해지 않는 것을 보니 시장의 주제가 리스크오프는 아니다. JPY를 접고 주식 롱을 가자' 라는 생각이 결과적으로 맞는 것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JPY가 약해지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JPY 롱을 애드하자' 라는 관접도 많았던 것 같다. 해당 상품에 따로 적용 중인 논리가 있을 때에는 후자의 접근법이 유효하고, 그게 아니라면 전자의 접근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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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FX와 주식이 무역 이슈를 반영하고 소화하는 3주 동안 미국 10년 금리는 거의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미국 경제지표에 대한 민감도도 매우 낮다. 미국 금리는 1) 지표가 의미 있게 둔화되거나, 2)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가 있어야 레인지 등락을 벗어날 것 같은데 그럴만한 일정이 가까운 시일 내에는 없는 것 같다. 일단 지표나 이벤트를 앞두고는 2Y 숏을 하고, 지표나 이벤트 당일에는 10Y 롱을 가는 접근을 유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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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기라는 오지 않는 버스가 언제 어떻게 올까 싶었는데, 저 멀리서 트럼프가 버스를 운전하며 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wclee형과 3주 전쯤에 했다. 중국 부동산을 우려 중인 BCA와 중국 은행 시스템 데이터를 정리했던 GS리폿(분명 도표를 본 기억은 있는데 리폿 제목은 기억이 안 난다)으로 현황 정리를 한 번 해두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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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기고 가장 많이 배우고 있는 것은 일을 대하는 디테일. 핵심적인 일에 집중을 쏟는 것 만큼이나 비핵심적일 수 있는 부분들도 다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한마디로 집중을 한답시고 나머지 시간에 넋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뜻인데, 특히 운용 사이드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경향을 보이기 쉽다는 점에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본다.

2018년 7월 7일 토요일

근로시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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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일어나서 간밤의 시장을 체크하고 FX모닝까지 하면 대략 6시 15분. 15분 동안 푸시업, 케틀벨 스윙, 싯업을 돌아가면서 하고 씻고 준비하고 나가면 7시. 회사 건물에 도착하면 7시 20분.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데스크로 가면 7시 35분. PC가 켜지면 체크해 둔 간밤의 시장 흐름을 빠르게 정리해서 바로 오전 미팅에 들어간다. 회사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지난주부터 새로 만들어진 루틴. 그리고 5시가 되면 강제로 퇴근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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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소위 말하는 '워라벨'을 겪으며 확실히 느끼는 것은, 이러한 근로 시간 단축 정책이 매우 비가역적일 것이라는 점. 나름 일을 즐기시는 분들도 PC가 셧다운되니 처음에는 황당해하셨지만 이제는 '뭐 이 시간에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하며 퇴근들을 하신다. 일은 지옥일 뿐이고 퇴근만이 천국인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굿뉴스. 직무별로 나눠서 생각해 보면, 특별히 성과 측정을 하지 않는 백이나 미들 오피스 입장에서는 아주 반가운 정책이고, 그냥저냥 다니는 프론트 사람에게는 꽤 좋은 정책, 성과를 더 내고 싶어하는 프론트 사람들은 어차피 일과와 퇴근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으니 별로 신경쓰지 않는 정책. 그래서 이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 조성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하게 반기를 들만한 부류가 거의 없기 때문. 리서치하기가 매우 불편하긴 하지만, 다들 정책에 반기를 들어 피곤해지느니 퇴근 후 알아서 리서치하는 방법들을 모색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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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 대한 컨센이 '진작에 이랬어야 한다'라서, 어디 모르는 자리에 가서 함부로 근무시간 단축 때문에 불편하다는 말을 하기가 꺼려질 정도. '불편하면 사람을 더 뽑아', '그거 더 한다고 뭐가 얼마나 달라지나' 라는 반응이 태반이다. 그치만 내가 진짜로 불만인 것은 그런 불편함이 아니라, 정책의 단세포적인 디자인 그 자체. 실업이 문제이니 공무원을 많이 뽑는다, 실업이 문제이니 기존 근무자들의 근무 시간을 줄여 채용을 확대시킨다, 재개발하면 집값이 뛰니 재개발을 못하게 한다, 처럼 고민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로직들에 짜증을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그런 정책들이 다시 되돌리기 힘든 형태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 마치 포지션을 청산하지 못하는 만기 보유 계정에 '채권 중에 30년물이 금리가 가장 높으니깐 이걸 왕창 사두자' 라고 별 생각 없이 주장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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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기업들의 생산성을 낮추게 될 정책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규 채용은 줄어들 것이고, 기존 근로자들만 시급이 높아지는 효과로 혜택을 볼 것이라는 주장을 스터디 멤버 중 한 명이 했는데 맞는 말 같다. 그런 점에서 직장인들이 정책에 우호적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 듯.

2018년 7월 1일 일요일

2018년 상반기 마무리

상반기의 흐름들과 대응 내역을 간단히 정리. 아쉬움과 뿌듯함이 공존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더 크다.





1. 1월의 금리 상승

연초 금리 상승의 배경은 미국의 재정 확대 기대감이었다. 기대감 형성의 시작은 12월 세제 개편안의 상원 통과였고, 기대감을 지속시켰던 이벤트는 트럼프의 연두교서. 10년물 기준 2.48%부터 2.75%까지 최대 한도로 델타 숏을 가는 동시에 2y5y 스티프너를 구축해 대략 40bp를 취했다. 로직이나 사이즈 면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한 달.



2. 2월 초의 flash crash

1월 고용에서의 임금 호조에도 불구하고 2년 금리가 오르지 못한다는 점과, 파웰의 dovish함이 기대된다는 것을 배경으로 2년을 25%의 사이즈로 롱. 그런데 의외의 flash crash로 금리가 10bp 이상 하락하면서 수익이 되는 행운을 누렸다. crash 직후 아시안 타임에서 전부 청산해 약 3bp를 취했다(포지션 사이즈 * 가격 폭 기준). 청산은 "금리 상승이 부담되어 주가가 이 정도로 망가져야 한다고 보는 것은 오버"라는 생각이 근거였다. 진입은 운이 좋았을 뿐이었던 대신 청산이 괜찮았던 매매.



3. 3월 말의 FOMC

재정 이벤트가 소멸되었으므로 연준이 매파적이더라도 장기금리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10년을 50% 사이즈로 롱. 2.92%에서 잡았는데 5bp 수익이 난 2.87%에서 접자는 콜이 나와 청산은 타의에 의해 실행되었다. 이른 청산에 대한 아쉬움으로 2.80%이 하향돌파될 때 30% 사이즈로 체이스 했다가 2.71%에서 청산하지 못하고 결국 2.81%에서 손절. 회사 콜로 포지션을 빨리 접지 않고 캐리했더라도 그닥 좋은 가격에서 청산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이벤트가 아닌 가격 기준의 청산이 필요할 때도 많다는 점을 다시 절감.



4. 4월의 금리 상승과 유로 약세

4월 중순 시작된 2.80%부터 3.04%까지의 금리 상승은 하나도 취하지 못했다. 이게 도대체 왜 오르는 것인가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금리가 3%에 가 있었다. 롱을 가지 않은 것은 다행이고, 가격만 보고 체이스하지 않은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었지만 이 때 고민했던 결론을 실행에 옮길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즉, 금리가 크게 오를 이유가 없다는 결론에는 도달했었지만 대응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5월의 금리 하락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의미. 그리고 4월에는 금리 상승 뿐만 아니라 유로의 약세도 취하지 못했다. wclee형이 4월초에 유로 약세 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대비 미국 지표의 상대적 견조함은 연초부터 관찰되고 있으며 금리차도 확대된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왜 지금부터 유로가 반응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지 못했었기 때문. 한 마디로 4월에는 아직 시장이 다 반영하지 않은 부분들을 다 반영되었다고 잘못 생각했던 것이 패인.



5. 5월의 추가적 금리 상승과 급격한 하락 반전

월 중순 3.13%까지 상승했떤 금리가 이탈리아발 리스크오프를 빌미로 2.75%까지 급락. 포지션을 미리 잡지 못하고 있다가 금리가 3%를 하회할 떄 25%, 2.90%을 하회할 때 25% 기계적으로 롱을 갔다. 문제는 직전 저점이 2.72%라는 점을 감안해 타깃을 2.75%로 잡았는데, 금리가 2.753%을 기점으로 다시 3%까지 상승해버렸다는 것. 청산 레벨이 2.90%이 되면서 변동성에 비해 취한 폭은 아주 미미했던(2.5bp 남짓) 답답한 매매. 금리 하락반전을 제대로 노리지 못했다는 점과 더불어, 이탈리아 이슈에 대한 뷰가 나빴다는 것이 문제. 결과론적이지만 연정이 성사되어도 문제, 연정이 깨져도 문제, 라는 관점으로 이탈리아 이슈를 바라봤어야 한다고 생각.



6. 6월의 금리 하락과 원화 약세

최근 포스팅에 기록했듯, ECB가 dovish하면 유로 약세, hawkish하면 리스크오프라는 생각으로 원화 숏을 75% 사이즈로 갔다. 다음날 청산을 하고 청산 가격 위에서는 50% 정도 다시 잡을 계획이었지만 call이 있어 재진입은 하지 못했다. 1월과 6월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듯.



적다보니 월별 정리가 되어버렸다. 장중 매매는 제외하고 굵직하다고 느꼈던 흐름만 정리. 그 외에 잡지 못해 아쉬운 것은 2월부터 가파르게 재전개된 플래트닝.

2018년 6월 20일 수요일

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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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ECB가 dovish하면 유로약세발 강달러, 시장의 기대보다도 더 hawkish하다면 risk-off' 라는 생각을 배경으로 목요일에 달러원 롱을 잡아 근래들어 가장 만족스러운 매매를 했다. 레인지 상단이라 레벨은 부담이었지만 통화정책 이벤트에서는 재료가 가격을 이길 수 있다고 봤다. 그래도 오버나잇이 부담이긴 해서 개인 한도의 50% 사이즈만 갔었는데, 같은 팀 선배가 좀 더 잡아도 될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75%의 사이즈로 캐리. 금요일 200일 이평에서 절반, 종가 근처에 나머지를 실현했다. FX 한도가 작기 때문에 절대적 수익은 미미하지만 로직과 타이밍이 깔끔해서 만족도가 높았던 듯.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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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유럽의 재정 통합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지만, 유럽의 GDP내 정부지출의 비중이 독일조차도 45% 수준이라는 사실을 스터디에서 처음 알고는(부끄럽게도 그 전까지는 몰랐다) 유럽의 재정 통합이라는 주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 되어버렸다. 재정을 통합해봤자 지출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확대가 되더라도 결국 독일의 여유를 남유럽에 지원하는 형태를 벗어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06/15)


-3-
미국 10년 금리는 방향은 롱을 보지만 따라잡고 싶지는 않고, 달러원은 더 오를 것 같고, 주가는 단기적인 약세 리스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지금 드는 느낌들. 한 마디로 리스크오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연준은 매파적이고, 무역전쟁은 재점화되고, 독일과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부각되는 조합이 만들어 낸 느낌인 것 같다. (06/18)


-4-
짧게 끄적여 저장해둔 것들 중 일부를 붙여넣어봤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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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이 제로인 테마주에 투자하겠다는 지인이 있다면, 일단은 말려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누군가 뭔가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을 뜯어 말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 최선. 다만 지인의 스탠스에 따라 내 반응이 다를 것 같기는 하다. 1) 이 테마주야말로 인류의 미래라며 가짜 스토리에 홀린 지인. 정신차리고 리서치를 더 해보라며 한 번 더 뜯어 말린다. 2) 이 테마가 사기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사면 오를 것 같다는 지인. 나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잘 되길 응원해준다. 3) 이런 어처구니 없는 테마주가 각광 받을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배경이 사라지는 매도 시점까지도 미리 가늠해보고 있는 지인. 혹시 금리는 어떻게 보시냐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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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만 긴축을 시작할 수 있었던 상황을 반영한 달러 강세, 글로벌 성장 동조화에 따른 미국 외 지역의 긴축 동참을 반영한 달러 약세를 지나, 이제는 다시 연준만의 긴축을 배경으로 하는 달러 강세 국면. 각 국면의 길이와 폭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지금의 상황이 아주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 중이다. 이 상황은 1) 미국 외 지역의 경기 개선세가 다시 뚜렷해지거나, 2) 연준이 dovish해져야 반전이 가능할텐데, 전자는 너무 요원해 보이고 결국 노릴 수 있는 것은 후자가 아닐지. 연준을 doivsh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1) 지금보다 훨씬 요란한 risk-off, 2) 미국 지표의 부진. 즉, 지금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Bad news is the good news'  상황.

2018년 6월 11일 월요일

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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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또 포스팅을 패스. 주말과 휴일의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다. 7월부터는 강제로 pc가 꺼지기 때문에 그 전까지 루틴한 업무들을 최대한 자동화시키고, pc가 꺼지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이것저것 많은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향후의 칼퇴를 위하여 이번달을 야근과 주말근무로 도배해야만 하는 것이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집에서 일을 하다가 출근하자마자 간신히 모닝 미팅을 하고, 강제로 퇴근당했다가 뭔가 문제가 생겨 어쩔 수 없이 회사로 돌아가야만 하는 일상들이 예상된다. 아마 7월부터는 점심 약속을 아예 잡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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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로 읽고 있던 주간 보고서의 분량이 98년도부터 급증한 관계로, 이제부터는 2주에 한 번 1개월치 분량씩 잘라서 보기로 했다. 다들 긍정적인 측면에서 일상의 밀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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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양방향 변동성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나의 약점들이 무엇인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 데일리 매매가 아닌 일봉 관점 이상에서의 특별한 요인이 없어 보이는 돌파를 잘 체이스하지 못한다. 여기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돌파라면 반대의 기회를 노릴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잘 하지 못한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할 줄 알아야 한다. 2) 청산. 타깃에 못 미치더라도 트레일링 스탑은 역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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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중심은 유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월초부터 가지고 있다. ECB나 이탈리아가 아닌 독일의 스탠스 변화나 EU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MS의 생각과 비슷. 정확하게는 유럽이 중심이 된다기 보다는, 유럽이 중심이 되는 줄 알았다가 결국 별 것 아닌 것으로 마무리되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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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다니던 모 학원의 선생님이 강의 중에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을 열심히 했다는 뜻이다" 라고 하셨던 것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아마 그 말에 꽤 공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억을 하는 것 같다. 과연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인지, 필요한 부분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인지를 자문하는 과정은 늘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만약 중요한 것에 열중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거기서 더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무제한적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그래도 더 해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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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글들(래깅해서), 스터디 정리, 보고서 정리. 이 공간에 기록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들. 주 52시간 근무 강제가 시작되면 모닝 브리핑은 출근 전에 정리한 레터 형식의 데일리로 대체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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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편함들의 합이 만들어낸 예민함과, 하나의 큰 불편함에서 유발되는 예민함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같다. 전자의 경우라도 그 중 가장 큰 불편함만 하나 해결되면 예민함은 전부 사라진다. 하나의 큰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모든 것을 체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먹어서 풀리는 스트레스라면 애초에 배가 고픈 것이 스트레스였다는 것.

2018년 5월 28일 월요일

18/05/27

-1-
미국 10년 금리는 다시 2.90% 초반으로 내려와 결과적으로 20bp짜리 round trip을 완성. 특별한 재료 없이 가격과 수급만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능했던 것은, 금리가 3%라는 빅피겨 근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 그 자체가 재료였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기술적 지점은 마치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그 말은 곧, 돌파에 대한 기대나 우려를 거래하거나, 돌파나 지지 이후에도 가격이 사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잘 움직이지 않을 때를 노리는게 안전한다는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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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금리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펀더멘털적 요인은 없었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지금 펀더멘털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은 금리의 흐름이 아닌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간의 금리차의 흐름. 이 theme이 아직도 유효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이번주의 지표밀집 기간이 아닐까 싶다. 지역연은지수들이 호조였고 고용지표가 악화될 이유도 없기 때문에, 미국의 독주라는 theme은 주중에 더 강화되다가 지표 발표에서는 실현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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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페스티벌을 처음으로 다녀와봤다. 콘서트나 운동경기 관람을 가면 나름 에너지가 응집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은 반면 페스티벌은 완전히 에너지의 발산 그 자체였다. '음식과 술과 음악을 줄테니 남아도는 에너지를 왕창 쓰고 가' 라는 자리가 마련된 느낌. 뭔가 사람들의 연령대가 낮아보인다 싶었는데, 이 페스티벌의 경우 주요 타깃 연령대가 20대 초중반이라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비슷한 모 페스티벌의 경우 VVIP 부스가 열개 남짓 설치되어 있고 부스 가격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데 주최측을 제외하면 거의 전부 중국인들이 차지해 놀다 간다고 한다. 어린 사람들이 가는 곳이네, 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나에게도 있다는 점과, 그런 말을 하면서도 꼭 가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는 점이 신기.

2018년 5월 22일 화요일

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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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개된 2.70% 근방에서 3.00%까지의 미국 금리 상승, 그리고 다시 2.90% 근방에서 3.13%까지의 금리 상승을 보며 오랜만에 매매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들이 다시 떠올랐다. 요인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가격의 변화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즉, 가격이 2.70% ~ 2.85%라는 레인지를 벗어날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임에도 벗어난다면, 그것을 일탈로 간주해 가격의 회귀를 노릴 것인가 아니면 이탈로 간주해 체이스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레인지의 유지를 가정하되,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관련 센티멘트 변화를 수반하는 레인지 돌파는 따라잡고, 가격과 수급이 엇갈리는 신호를 보낼 때(예를들어 가격은 전저점인데 수급이 여전히 약해 보일 때)에는 가격을 선택한다는 것이 기존 원칙이었다. 그러나 가격과 수급이 시사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수급을 따르는 편이 승률을 더 높이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번에 했다. 첫번째 금리 상승에서는 2.80% 초반에서의 영국 CPI 부진이, 두번째 상승에서는 미국 시간당임금과 CPI 부진이 수급적 단서를 제공했었다고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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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금리 상승에서는 수급적 경고들을 간과하지 않고 대응을 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금리의 상승 리스크가 커 보인다면 플래트너를 접고 델타를 축소시켰어야 했는데, 플래트너는 유지한 채 다른 구간으로 숏을 갔던 것. 플래트너는 길게 가져갈 포지션이니 유지하고 숏은 따로 가야겠다, 라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만큼 방향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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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망 보고서들을 읽기 시작했다. 업로드는 못했지만 작년말에 썼던 올해 연간전망의 제목은 '선반영된 통화긴축, 반영되지 않은 재정확장' 이었고 내용은 '정책 목표를 발표하는 연초, 그리고 중간선거 직전에 재정확대 기대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파웰 임명 이벤트의 리스크는 호키시 보다는 도비시 쪽이 더 커보인다' 정도였다. 재정확장이 단기금리 교란요인이 될 수 있다는 디테일은 예상하지 못했고, 파웰은 아직까지 무난히 기존 경로를 따르겠다는 스탠스. 하반기의 관찰 포인트는 무역과 북한 문제를 대략적으로 마무리한 트럼프의 인프라 확대 정책 추진 여부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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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 money market의 기초를 정리한 MS의 리폿을 오늘 읽었다. 대형 기관에 대한 FDIC의 추가 premium 징수가 2018년 말까지 사라지게되면 EFFR-IOER 차익거래로 EFFR은 점차 IOER에 가까워진다, 와 같은 문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금시장의 구조를 친절히 설명해주는 보고서.

2018년 5월 14일 월요일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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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을 봤다. 세 남매의 첫째인 장은 수 년 동안 외면해온 고향의 가족들을 직시하는 과정을 통해, 둘째인 줄리엣은 아버지의 양조법에서 탈피해 본인만의 와인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셋째인 제레미는 처가살이에서의 탈출을 통해 각자의 자아를 찾아간다. 사실 가족적인 관계성이 자아를 옭아맨다는 설정에 개인적으로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고향을 떠나거나, 가업을 잇지 않는 것이 별로 대단하거나 어려운 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구도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역시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가문이나 전통에 꽤나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도 아직 잔존하고 있는 문화인데, 그래서인지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영화' 라는 식의 영화 후기가 많이 보였다. 나에게는 은은한 영상미와 편안한 유쾌함을 즐길 수 있는, 다 보고 나면 와인이 마시고 싶어지는 휴가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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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의 경기회복과 통화긴축기 진입을 반영했던 달러 강세, 미국 뿐 아닌 타 지역의 경기 호조와 통화 긴축을 반영했던 달러 약세가 각각 지나간 후, 지금은 미국 외 지역의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진행 중인 국면. 그렇다면 향후에는 1) 미국의 지표가 타 지역을 따라 둔화되거나, 2) 미국 외 지역의 지표가 재반등할 경우에 달러 추세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최근의 지표들은 후자 보다 전자가 먼저 전개될 것 같은 인상을 남기는 중인데, 문제는 그 경우 큰 폭의 달러 약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synchronized global slowdown으로 컨셉이 잡힐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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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수급, 재료로 매매의 세 요소를 구분지었을 때, 중요도의 순서는 가격, 수급, 재료. 가격만 보거나 가격과 수급만 보며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은 있어도, 펀더멘털만 보며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은 없다.

수급과 재료에 대한 단서가 없을 땐 가격만 보고 접근한다. 가격과 수급에 대한 뷰 없이 재료만 보고 매매하지 않는다. 가격과 수급이 매력적이면 재료가 없어도 해본다. 가격 없이 재료와 수급만으로는 하지 않는다. 가격과 수급이 상충되면 가격을 따르거나 또는 관망한다. 셋이 다 갖춰지는 기회는 최대한으로 활용한다. 작년부터 만들고 수정하는 것을 반복 중인 원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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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확실히 쓰기 보다는 읽기에 집중도 되고 더 흥미를 느끼는 중인 듯.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재밌는 글을 읽으며 잠기운을 떨쳐냈다.

2018년 5월 8일 화요일

18/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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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했는데 정말로 PC on/off 제도라는 것이 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조만간 적용되어, 이제 특정 시간대가 아니면 PC를 아예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저녁이 있는 삶'을 정부에서 강제한 결과. 간밤의 시황 정리 등의 업무를 주로 일찍 출근해서 처리하고, 일요일에 잔업이나 리서치를 하는 내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이다. 애니웨어를 신청해 집에서 일을 하다 출근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회사 PC와의 파일 교류가 자유롭지 못해 분명 한계는 있을 듯. 야근을 한 명이라도 하면 눈치가 보이니깐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건 '한 명이라도 하루에 다섯시간 이상 데이트하면 나머지 커플들이 눈치를 봐야하니 데이트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라는 것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생각인 것 같다. 라이프와 사랑에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심지어 정 그렇게 데이트를 더 하고 싶다면 솔로인 다른 상대를 만나라는 것이 정부의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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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과 라이프의 조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있다. 업이 지닌 속성을 인정하면서, 각자 맞는 직장과 직업을 찾아 일을 하면 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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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스터디를 하는 멤버들이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핏의 주총에 참석했다. 나는 휴가를 쓰기 애매해 불참. 주총 자체 보다도 그 멤버들과 미국을 가지 못한 부분이 아쉬운 것 같다. 아쉽지만 같이 여행할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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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는 가지 못했지만 한국에서 아주 근사하고 즉흥적인 휴일을 보냈다. 도시 속 휴양과 자연 속 휴양 중 나는 전자를 선호하는 타입이라고 확신해왔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점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만으로 하루 정도 쉬었을 뿐임에도 심신의 피로가 상당히 풀렸다. 휴식에 있어서조차 장소나 컨텐츠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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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의 관심은 유가.

2018년 4월 22일 일요일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관점들

미국 10년 금리가 주간으로는 약 13bp, 월초 저점 대비로는 약 23bp 상승했다. 2월에 2.95%를 기록한 이후 3월 중순까지 2.80%~2.90%대 박스권을 형성하다가, 3월 FOMC를 기점으로 2.73%까지 하락했었는데 금요일 종가는 2.96%. 금리가 전 고점인 2.95% 근방이고, 3.0%라는 빅피겨를 눈 앞에 둔 상태이므로 가격만 보고 접근한다면 롱을 고려해 볼만한 시점. 다만, 금리 반락을 노린 박스권 접근이 편안할 만큼 정책이나 펀더멘털의 변화가 정말로 없는 것인지 여부를 체크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 2주 동안의 금리 상승을 보는 관점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경계

고용이 호조이니 임금이 오를 때가 되었다는 진부한 뷰들을 제외하더라도,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꽤 존재하는 것 같다. 2개월간 상승했던 의류 가격의 역기저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미국의 3월 CPI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 제조업 지표 내 물가 세부지수들의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 지표의 디테일들을 종합해봤을 때, 다음주의 PCE나 그 이후의 물가 지표 흐름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 지표 호조가 이미 예상되어있던 상황에서, 지금 발표되고 있는 수준의 지표들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극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지표의 경우, 미국과 미국 외 지역의 지표 강도 괴리가 미국 지표의 둔화로 귀결될 리스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 중.


2. 유가 상승 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지난 목요일의 OPEC 미팅, 그리고 5월 12일 이란 핵합의 연장을 앞둔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상승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 중이라는 관점. 개인적으로 이 쪽에 무게를 두고 있었지만, 지난 금요일 장 중 트럼프의 유가 관련 트윗으로 유가와 BEI가 정체되는 와중에도 10년 금리가 오르면서 설득력이 강한 로직은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유가나 BEI를 금리와 같이 그리면 늘 그럴듯하게 보이기 때문에(당연히 동행한다)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자꾸 현혹되는 것 같다.


3. 무역분쟁과 시리아 이슈 해소

4월 12일 시리아에 대한 공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미 국방장관 발언에 10년 금리가 2.80%을 돌파하고, 4월 14일의 실제 공습이 불확실성 해소로 연결되어 금리가 2.85%에 도달한 것까지는 맞다. 그러나 보아오 포럼의 시진핑 연설 하나로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었는지는 의문. 무엇보다 '리스크오프 요인들의 소멸' 이라는 컨셉으로는 19일부터 진행된 위험자산과 채권의 동반 약세가 설명되지 않는다. 만약 리스크오프 요인들의 소멸이 맞다면 위험자산은 강세를 보였을 것.


4. 미국 재정확장의 여진

최근의 금리 상승도 트럼프의 재정확장이 금리를 끌어올리는 국면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는 관점인데, 틀리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게 왜 지금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을 내놓기는 어려운 관점. 12월의 세제 개혁안 상원 통과를 시작으로 1월 트럼프의 연두교서까지 연초에는 관련 이벤트들이 포진해 있었으나, 지금은 재정 이슈를 부각시킬 일정이 없는 상황이다.


5. 중국의 stealth easing

주말에 떠올린 개인적인 관점. 중국은 지난 16일 연준 기준금리 인상 대응 차원에서 14일짜리 역레포 금리를 5bp 인상했는데, 이는 2017년 초 10bp씩 인상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완화적인 대응이었다(지난 12월에도 5bp만 인상). 그리고 이어서 17일에는 일부 은행들에 대한 지준율을 1%p 인하. 3월말 대비 중국 1년 금리는 35bp 하락, 10년 금리는 20bp 하락해 있다. 뉴스플로우상 관찰되는 중국 정책담당자들의 컨센서스는 강달러에서 약달러로 이동 중. 만약 위안화 약세 노이로제에서 벗어난 중국의 상대적 완화가 철광석을 비롯한 산업 상품들의 센티멘트를 상방으로 이끈다면, 중국이라는 의외의 요인으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촉발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관점이 정확했다면 지난주 상해지수가 약세를 보이지 않았을 듯. 염두는 해두되 주요 드라이버로 삼을 스토리는 아닌 듯 싶다.




결론적으로 최근의 금리 상승을 설명할 수 있는 명확한 로직을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 남은 것은 '이유를 모르더라도 가격을 일단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이유를 모르겠으니 반대의 흐름을 노릴 것인지'의 문제. 1) 레벨이 전고점 부근이고, 2)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관련 배경이 없다면 돌파를 따라가는 것은 자제하는 편이 좋아보인다는 점에서, 나는 후자의 접근을 지지. 이번주 ECB와 GDP를 시작으로 재료들은 등장하니, 남은 것은 수급적 단서 포착.

2018년 4월 16일 월요일

18/04/15

-1-
지지난 주에는 뭔가를 잘 못 먹고 급체를 하는 바람에 주말을 날려 버리고 주 중에도 컨디션 난조로 고생을 좀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포스팅을 하던 템포도 그 주부터 깨져버렸다. 바쁜 시기일수록 컨디션 관리 실패의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럴수록 먹고, 자고, 운동하는 일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선천적인 체력이 엄청나지 않은 이상 셋 중에 하나만 삐끗해도 생산성이 급락하는 것 같다.


-2-
1월은 금리 상승과 스티프닝, 2월은 flash crash와 cpi 호조, 3월은 FOMC 등 월마다 적어도 한 번씩 기회가 있었는데 4월에는 요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무역전쟁이 테마이긴 하지만 여기에 엣지를 걸고 미국채를 거래하기엔 이슈의 선도가 이미 떨어져버렸고 관련 뉴스의 등장도 너무 빈번하다. 이 정도의 노이즈에도 미국금리가 크게 하락하지 못한다는 점이 불편하긴 해서, 만약 시리아를 이유로 월요일에 미국채가 강세 출발한다면 숏을 고려하는 정도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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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자리를 옮긴지 대략 3개월이 지났다. 전에는 평화로운 산간 마을에 머물면서 도서관을 찾아 병법서를 들춰보고 양들이 풀을 뜯는 초원에서 혼자 나무 막대기를 이리저리 휘둘러보는 라이프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매일매일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힘을 겨루는 전장에 참여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구성원의 성격도 차이가 큰데, 확실히 이쪽이 뭘 해도 왕성하게 한다. 일도 많이 하고, 술도 많이 마시고, 운동도 많이 한다. 내가 가끔 모닝 번역을 스킵하는 날은 거의 100% 음주의 여진이 남아 있는 날이라고 보면 된다. 다음날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음주를 주 중에 하는 것은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일단은 자리를 옮긴 초반이니 소속한 곳에 적응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는 중.


-4-
회사가 내 라이프에 미친 또 다른 부분은 바로 골프. 액티브하거나 효율적 건강관리가 가능한 운동을 좋아하는 내 성향과는 정 반대에 위치한 운동을 어쩌다보니 시작하게 되었다. 네트워킹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라는 것은 잘 알겠지만 몸의 밸런스를 깨뜨리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골프가 나의 주종목이 될 가능성은 조금 낮아 보인다. 상체 근육에 걸려 팔이 잘 올라가지 않는 것을 피하고자 헬스를 거의 3주 쉬면서 스윙 연습만 했더니, 왼쪽 견갑골 부근 근육이 꼬여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이번주부터는 다시 밸런스를 잡고 체력을 높이는 운동에 집중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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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요구받는 리서치, 트레이딩, 잡무의 믹스가 달라졌다는 것. 전 회사에서는 셋을 약간씩 요구할 뿐이어서 남는 시간을 자체적인 리서치나 트레이딩에 썼지만, 지금 있는 곳에서는 때로는 리서치나 트레이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잡무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그런 잡무를 다 소화하면서 리서치와 트레이딩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미션. 밀도 높은 일상이 주는 스트레스에 둔감한 체질이 아니라면, 번아웃될 리스크가 상당한 성격의 조직이다.

나의 경우는 잡무를 일종의 캐리로 보고 있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기는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서 일을 처리하게 되는 것 같다. 돈을 받아가면서 베팅에 참가하려면 뭔가 귀찮은 일을 하긴 해야 한다고 본다는 뜻이다. '나는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잡무는 하지 않는게 합리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 갖춰야 하는 생산성의 수준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크다. 매일 새로운 셔츠를 사 입고 버릴 정도의 소득이 아니라면 귀찮아도 빨래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 곳 특유의 시스템 미비는 가끔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빨래를 하러 갔더니 세탁기가 아닌 빨래판과 방망이가 놓여져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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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을 봤다. 지인들이 엔씨의 2040년 시총이 영화에 나온 것 아니냐는 등의 이야기를 했었는데 정확한 후기였던 것 같다. 덕분에 유난히 짧았던 주말 저녁 시간을 알차게 썼다. 생각해보면 나는 오프라인에서 스스로를 온라인 닉네임으로 소개해 본 적은 없는 듯.

2018년 3월 27일 화요일

18/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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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을 꾸준하게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뭔가 죄송할 정도로 요즘은 포스팅 빈도가 낮다. 몇개월 지나면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일이 계속 몰려들고 있기 때문인데 개인적 발전에는 더할나위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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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가 매파적이더라도 장기금리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FOMC 직전에는 트레져리 롱이 유리하다가 봤다가, 오늘은 주가의 반등 시도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단기금리는 하락시 매도 관점, 장기금리는 상승시 매수 관점이 좋지 않나 싶었지만, 1) 금요일 주가의 조정이 오히려 단기금리를 더 끌어내렸다는 점, 2) 지정학적 우려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그러한 관점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아직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지만, 미국 가동률의 상승과 핵심 자본재 수주의 호조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요인들.


-3-
지난 금요일 스터디에는 귀한 손님을 모셨다. 스터디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피드백과 더불어, 리폿으로는 알 수 없는 당시의 현장감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어 멤버들 모두 흥미로워했던 시간. 스터디 멤버를 구하는 것 보다 스터디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을 만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4-
무역 분쟁과 유가를 컨셉으로 하는 트레이딩 아이디어를 하나 고민하다가 실익이 크지 않아 보여 일단 접었다. 역시 상품의 지평을 넓히는 데에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다.

2018년 3월 11일 일요일

18/03/11

-1-
주말에 있을 이탈리아 총선과 독일 사민당 투표가 시장에 크게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니, 채권 롱으로 주말을 넘기는 것이 어떨까 싶었던 것이 지난 주의 생각이었다. 그치만 금요일 기준으로 1) 미국 금리 레벨이 이미 롱을 가기에는 불편했고, 2) BOJ 이슈와 한은 총재 연임에 따른 한국 채권시장의 약세도 좋은 시그널은 아닌 것 같아 관망했다. 주말의 이슈들이 무난히 해소된다면 이제부터는 경제지표와 중앙은행 이벤트가 촘촘한 기간이 시작된다. 만약 주말 이벤트가 없었다면 숏 콜을 하기는 했을 것 같다.


-2-
이벤트나 지표를 주제로 하는 매매에서 이벤트 자체가 아닌 기대나 우려를 취하듯이, 테크니컬한 매매도 주요 포인트를 앞둔 기대나 우려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최근 가지고 있었는데 같은 맥락의 글을 대표님이 써 주셨다. 특정 기술적 지점이 돌파되는 것을 확인한 후 가담하겠다는 것은 지표가 잘 나오는 것을 보고 따라잡겠다는 것 만큼이나 리스크가 높은 것 같다. 큰 구조를 변화시키는 이벤트에서만 체이스가 유효한 것 처럼, 가담이 가능한 기술적 돌파라는 것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3-
위의 1, 2 번은 지난주말에 저장해둔 글의 일부. 회사를 옮긴 뒤로 데일리 일지는 아주 간략하게만 써두고, 포스팅은 가끔 하고, 조금 긴 호흡의 글은 거의 쓰지 못했다. 그래도 새로운 템포에 라이프가 나름 많이 적응된 편이라, 본격적인 봄이 되면 조금 래깅해서라도 다양한 기록을 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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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대응 전략으로는 지표가 잘 나오면 단기 금리의 상승폭이 클 것 같고, 지표가 부진하면 장기물의 하락폭이 두드러질 것 같아 플랫이 유력하다고 봤지만 틀렸다. 게다가 지표의 디테일이 헤드라인 호조와 임금 부진의 조합이라 금요일의 반응으로 시장 포지셔닝을 유추하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 레벨은 롱이 조금 편안하고, 수급적 단서는 거의 없으며, 향후의 이벤트들은 숏에 가깝다. 이런 코멘트를 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지만 금리는 참 애매한 지점. 그리고 이 애매함을 잘 즐기고 있는 것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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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에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지표들을 쪼개보고, 전망하고 전략을 세우는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빡빡한 일상은 절대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특정 시기에 해 두어야 하는 공부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꼭 해 두어야만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연초에 홍팀장님을 뵀을 떄 이 이야기를 드렸었는데 지금은 어렴풋이나마 윤곽을 잡은 듯 싶다.

2018년 2월 26일 월요일

18/02/25

-1-
지난주 FOMC 의사록 발표에 미국 금리는 스티프닝으로 반응. 의사록 내 경기 판단에 대한 내용이 hawkish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에는 공감이 가지 않았는데, 정말로 hawkish했다면 단기금리도 상승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문구에 장기물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아직도 나올 채권 숏이 더 있다는 시그널 정도로만 보였다. 그러나 2.90%대 레벨에서의 신규 숏은 역시 회의적이라 액션은 자제.


-2-
이번주 표면적으로 주목될 재료는 아마도 파웰의 증언과 유럽의 물가 지표들. 잠재적으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재료는 이탈리아 총선과 독일 SPD 투표. 바꿔 말해, 채권에 대해 강세를 숏 진입으로 활용하는 것 보다, 약세를 롱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 중.


-3-
유로존보다 미국 경기가 먼저 peak out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견해가 많아 보이는데,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오히려 유로존의 경기 모멘텀이 먼저 꺾일 것만 같은 인상을 남기는 중.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더 가열차고, 달러의 추가 약세가 주춤한 배경에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아닌 경기 펀더멘털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 관찰 중인 포인트.


-4-
지지난주에는 북미 채권형 펀드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CFTC 미국 채권 선물 포지션은 2월 들어서야 스티프닝 쪽으로 구축되고 있는 중. '리얼머니가 유출되고 선물 포지션도 스팁 쪽이니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다' 혹은 '버티던 채권 롱들과 플래트너들의 로스컷을 의미하는 현상이니 숏과 스팁이 거의 다 온 것 같다' 라는 해석이 모두 가능할 것이다. 나의 견해는 후자에 가까웠던 편이고, 근거는 가격의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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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 청산의 논리와 롱 진입의 논리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이 되었던 한 주. 둘 간의 미묘한 차이는 재료의 유무에서 유발되는 것이 아닐까.

2018년 2월 18일 일요일

18/02/18

-1-
연휴 동안 뭔가 리서치에 집중이 잘 되질 않았는데, 뚜렷한 뷰가 없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금리에 대해 경제지표 발표는 플래트너로, 재정 이슈는 스티프너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관점은 유지 중. 문제는 당분간 재정확장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없다는 점이다. 즉, 이제부터는 플래트닝, 주가 강세, 달러 약세라는 작년 말의 조합이 다시 관찰될 개연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트너에 컨빅션을 갖기 불편한 이유는 1) 한국이 쉬는 동안 이미 플래트닝이 어느정도 진행되었고, 2) 스티프너나 미국 채권 숏이 무겁다는 신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


-2-
CPI가 예상을 상회하면 주가가 다시 조정을 받으면서 금리 상승이 제한되고, 예상을 하회하면 단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미국채 2Y 롱이 어떨까 싶었는데 완전히 틀렸다. 자산들을 두루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략을 세울 때 다른 자산의 예상되는 반응을 한 축으로 삼아서는 곤란한 것 같다. 순환논리가 된다.


-3-
재정 이슈가 없는 대신에 월말에는 파월 의장의 증언이 있다. 주가가 반등하고 임금과 CPI가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통화정책 이벤트에 대해서는 dovish할 것이라는 기대보다 hawkish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


-4-
CPI 발표 직후 상승했던 미국 장기금리는 목, 금 양일간 반락하면서 커브는 플랫되는 중인데, 이런 현상을 가장 빠르게 예고했던 것은 주식 섹터였다고 본다. 월요일 밤 트럼프의 인프라 계획안이 발표된 후 산업재가 도리어 약세를 보였던 것. 물론 이것을 근거로 장기물 롱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숏을 쌓는 것을 경계할 수는 있게 된다.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18/02/11

-1-
스몰 블랙 먼데이로 인해 참 길게 느껴졌던 한 주. 월요일에 미국채 2년 롱이 좋다고 봤었는데, 1) 그 전주 금요일 비농업 고용에서 임금 호조에도 2년 금리가 오르지 못한 것은 2년 숏이 한계라는 시그널로 보였고 (지표 호조는 단기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던 것이 작년 3분기부터의 흐름), 2)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레벨에 대한 부담도 없었으며, 3) 2월에는 파웰의 증언이나 코멘트가 예상보다 dovish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 즉, 가격은 편안하고, 임금 호조 이후의 반응에서 수급적 단서를 찾았고, 재료는 파웰이라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파웰이 아닌 급작스러운 주가의 조정으로 2년 금리가 월요일부터 크게 하락. 매매에 있어 중요도의 순서는 역시 가격, 수급, 재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과 수급을 근거로 진입하면 지루할 수는 있어도 크게 엇나가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이번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요인이 포지션을 작동시켜주기도 한다. chlee가 평소 자주 말하는 '꼭 기대했던 컨셉이 아닌 다른 컨셉으로 가격이 움직인다' 라는 현상이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대략 알 것 같았다. 그래도 역시 의미있는 포지션은 큰 맥락을 전환시키는 재료에 대한 인지 없이는 어렵지 않나 생각. 파웰을 겨냥하고 월요일부터 점진적인 포지션을 빌딩을 하려던 나는 결국 약간의 롱에 만족해야만 했다.



-2-
1월 위험자산의 강세를 수반한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있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킨 요인이 달러 약세에 따른 유가의 상승이다, 라고 보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일전에도 포스팅했듯 본질은 트럼프의 정책이라고 나는 생각. 이번에 배운 점은 이벤트를 앞둔 기대로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막상 재료가 예상에 부합하면 실현이 나오는 전형적인 전개가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세제 개혁안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이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는 세제 개혁안이 완전히 통과된 12월부터였다. 이벤트 확정 전까지 반영이 얼마나 되어 있을지가 관건이겠지만, 대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전환기에는 재료가 노출된 뒤에 따라가도 취할 수 있는 폭이 어느정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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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아서 장기금리가 오르는데,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는 조정을 받는 근래의 패턴은 공교롭게도 스터디를 했던 94년과 많이 닮아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5%를 넘나들고, 설비투자가 연율 10%를 기록하던 당시에 장기금리 상승과 더불어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자 주가는 오히려 정체된다. 그러나 주가는 말 그대로 정체될 뿐 약세장으로 접어들지는 않고, 금리는 주가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결국 갈 길을 간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된다는 것이 지금 가진 베이스 시나리오. 당시의 경기 상승세가 지금보다 더 가열차긴했지만, 대신에 지금의 연준은 그때의 연준보다 훨씬 덜 공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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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지난주의 흐름들은 조금 오버라고 생각. 2년 롱은 그래서 화요일 아시안 타임에서 접는 것이 좋다고 봤고, 일련의 소동이 마무리되는 쪽에 베팅하는 수단으로는 KRW롱이 어떨까 싶었다. KRW 롱이 그 동안 지나치게 유행했었다는 것은 사실이나, USDKRW가 갭업 후에도 상승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봤을 때 USDKRW 숏스탑은 대략 다 나온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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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려 중인 주요 전환 포인트들은 1) 파웰의 증언이나 인터뷰, 2)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 두 가지. 수요일 CPI는 발표 전까지의 우려만 취하고 결과에 대한 베팅은 하지 않거나, 한다면 컨트래리안적 접근이 나을 것으로 생각 중.

2018년 1월 29일 월요일

18/01/28

-1-
미국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목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의 근거를 유가의 상승에서 찾는 분석도 많이 접하게 되는 중. 그것이 틀리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전후관계가 바뀐 순환논리식 해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나를 비롯한 스터디 멤버들의 생각. 유가가 특별한 공급적 이슈로 인해 상승을 하고 (오일쇼크 시절처럼),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뒤따라 반응한 것이라면 그 해석이 맞겠으나, 지금은 오히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유가도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 가깝다고 본다. 그렇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인 요인이 과연 무엇인지가 문제인데, wclee형과 나는 그것이 트럼프의 감세안 통과라고 보고 있다. 즉, 지금은 모든 자산이 재정 정책 드리븐 마켓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 따라서 경제 지표 발표를 엣지로 삼는 전략은 아직 자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만약 지표를 전략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재료 소화 후 기존 트렌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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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2년 금리가 10년 금리를 열심히 따라 오르면서 10년 금리가 오른 폭에 비해 커브는 별로 스팁되지 않은 상황.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승으로 인해 그만큼 연준의 긴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단기물 금리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미국채 2년이 3회 인상을 완전히 반영하는 레벨인 2.20% 근처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 시점부터는 단기물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커브도 스팁되지 않을까.


-3-
하루는 짧은데 일주일은 짧지 않고,  한 달은 꽤나 멀게 느껴진다. 해야 할 일들은 눈앞에 쌓여 있고, 기다리는 일은 대략 한 달 뒤일 때 생기는 시간 인지의 왜곡이다. 작년 가을에도 이미 한 번 경험했었다. 이럴 때 기다림을 촘촘한 일상으로 채우며 완전히 상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바쁘다고 해서 기다림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이다. 어차피 존재하는 기다림을 기왕이면 생산적인 일을 하며 흘려보내겠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4-
지난주에 지인들을 방에 초대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아직 원하는 만큼 다 꾸미지 못했고, 심지어 휴업 상태라 재료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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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분리 때문에 개인 파일 관리와 Fx모닝 공유가 참 불편하다. 지난 주에도 워드 저장 버튼을 습관적으로 눌렀다가 텍스트를 pc에서 꺼내지 못하는 일이 두 번이나 발생. 번역도 틈틈이 하다보니 모닝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시간에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내에도 모닝을 재밌게 읽을 분들이 꽤 계신 것 같아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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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요일 미국채 스티프너를 잡았는데 근거는 두 가지. 1) 그 전 금요일 고용 발표 이후 미국 금리의 추가적인 플래트닝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4분기부터의 지표나 이벤트는 거의 모두 플래트너 구축의 기회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저그런 고용과 임금에 플랫이 제한된다는 것은 플래트너 포지션이 많다 뜻이라고 생각했다. 2) 금요일 CPI 발표를 앞두고 CPI가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채권 입장에서의)기대 보다는 기대치를 상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 클 것 같았다. 다만, 지표의 결과가 아닌 지표를 앞둔 기대나 우려만 발라서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에 금요일 CPI 발표 전에 스티프너는 모두 청산. 1)이 수급적 단서, 2)가 재료라고 보면, 남은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화요일 유럽 시장이 열리고  미국채 선물이 전 저점을 하회하길래 체이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가격이 조금 불편해 사이즈를 작게 간 것이 아쉬운 부분.


-3-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의 상방 리스크가 높은 것은 사실. 기저효과는 6월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고, 작년의 일시적 물가 요인들이 해소되었으며, 유가는 상승 중이고, 달러는 약하며, 주택 가격의 상승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지표의 호조가 미국 장기물 금리를 의미있게 상승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표는 지표로 인해 통화정책의 경로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만 장기금리에 큰 영향을 준다. 그리고 통화정책의 전환이 장기물 금리를 상승시키는 시기는 통화정책 전환의 초반기로만 국한된다. 그 외에 장기물 금리를 상승시키는 것은 재정지출의 증가. 결국 올해 장기물 금리가 오르려면 1) 연준이 연내 4회 인상을 고려하거나(이 경우 장기물 금리는 일시적으로 상승), 2)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로 포커스가 이동해야 한다. 둘 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4-
돌아오는 주말부터 한 달 동안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더 끌어올리려 한다. 만들거나 공부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 밀도 높게 버닝하다보면 이곳이 추운 겨울인지 따뜻한 동남아일지 구분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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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한국 채권 시장 약세가 정말로 금통위 경계감에 의한 것이라면, 달러원이 1,060원 하향 돌파를 강하게 트라이하지 못한 것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가격이 사건의 방향을 따라갈 때,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가격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때, 중에서 나는 후자에 조금 더 관심을 두는 것 같다.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조금 늦은 해피뉴이어

회사와 거처가 바뀌어서 정신이 없는 가운데 연말과 연초라는 시기적 요인까지 겹쳐 2018년이 되고 2주일이 지나서야 새해 첫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거의 384개의 글을 포스팅했는데, 최근 2년간은 포스팅 개수가 매년 약 +50%YoY씩 늘어났다. 특히 작년에는 위클리와 가상 포지션을 보다 적극적으로 포스팅하면서 꽤나 많은 생각들을 기록할 수 있었다.  글이 많아진 것이 생각의 깊이나 실력의 신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공간 자체에 대한 애착의 사이즈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약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쓰지 않으면 생각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어렵고, 또 정리하는 것도 어려운 나 같은 사람에게 글쓰기가 해로울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 같다. 쓴다고 더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쓰지 않았더라면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의 시장 난이도가 2016년 보다 높게 느껴졌었고, 시장 외적인 라이프에서도 엄청난 부침을 겪었던 시기가 작년이다. 다행인 것은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배운 점도 꽤 많았다는 것. 전망과 전략과 실행간의 차이를 대략적으로나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 2016년이었다면, 2017년에는 전략의 호흡과 실행의 사이즈에 대한 디테일을 고민했던 것이 가장 값졌던 것 같다. 그리고 경제지표에 경도되는 경험을 한 덕분에, 지표는 지표가 정책에 영향을 줄 것 같을 때에만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고, 과연 무엇이 장기금리를 의미있게 상승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결론도 내릴 수 있었다. 시장 외적인 라이프에서의 어려움은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돌파가 가능했는데,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도움과 지지와 관심을 받아서 보은이 막막한 정도.

몇 주 전에 포스팅했듯이, 이제는 예전처럼 시장에 대한 생각을 실시간으로 기록하지는 않을 생각이라 어쩔 수 없이 포스팅 수는 줄어들게 될 것 같다. 본업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글을 공유하는 것이었지 글쓰기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고, 아이디어가 있다면 내부에서의 공유도 충분히 가능한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에 대한 생각들은 약간씩 래깅하여 공개글로 기록해 놓을 계획.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17년이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는 단연 6월이었다. 아마도 6월이 없었다면 하반기의 부침이 수십배는 힘겨웠을 것이다. 늘 새해 계획을 이 공간에 포스팅하곤 했지만, 2018년의 계획은 부산에 있는 어떤 작은 바에 두고 왔다. 바깥과는 시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신비로움이 가득한 바였어서, 그곳에서 계획을 세우면 어디선가 말을 할 줄 아는 토끼라도 나타나 '계획이 다 접수되었어'라고 말 할 것만 같았다. 모두가 연초에 잡은 목표와 계획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2018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7년 12월 25일 월요일

17/12/25

-1-
회사를 옮긴 후 일상의 템포가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pdf로 구워 올리는 형태의 연간전망 업로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회사에도 전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상도덕상으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닌게 되어버린 상황. 예전 회사에서는 늘 아무 결론이 없는 무난한 전망을 요청했기에 그건 그것대로 만들어주고 내 생각은 따로 기록하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뷰를 그대로 말할 수 있으면서 그것이 포지션으로도 직접 연결된다. 금통위 의사록 정리나 위원 매칭도 나름 내 오리지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엔 내부에서 정리를 하는 분이 계시길래 혹시해서 업로드를 미뤘다.


-2-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쏟는 일이 생길 때 멘탈이 멀쩡하더라도 몸은 반응한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2주 동안 좀처럼 가시지 않았던 신체적 피로감이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거의 다 회복된 느낌. 여행 중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했던 감기도 사실은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유발한 것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엊그제 일부러 조금 무리를 해서 케틀벨 스윙을 했더니 하루이틀의 피로도가 더 높아지긴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 듯. 풀업을 하고 싶은데 새로 이사 온 동네 근처 철봉을 아직 찾지 못했다.


-3-
회사 근처에 방을 얻었더니 출근 시간이 길어야 20분 남짓. 택시를 타면 15분도 걸리지 않는다. 하루에 세이브되는 시간이 최소 1시간이고, 9호선을 타지 않으니 퇴근 후 진이 빠질 일도 잘 없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방을 얻은 것에 대한 실질적 비용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면 조금 긴장이 된다.


-4-
무엇을 먹고 마시는지, 어떤 대화를 하는지 보다 누구와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것은 맞다. 그치만 좋은 사람과 서로의 취향과 생각을 공유하는 즐거움은 정말이지 어마어마하다. 뭘 먹어도 괜찮을 자리의 메뉴를 오히려 더 고민하게 되고, 더 많은 말을 해도 될 자리에서 평소보다 신중해지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상대가 수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범위 내에서 나의 취향과 생각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의 메뉴는 감바스였다.


-5-
미국 금리의 레벨도 레벨이지만 커브의 향방에 대한 논쟁도 상당히 활발하다. 나는 지금 스팁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편인데, 여기서 어떤 이슈가 등장해야 커브가 더 플랫될 수 있을지 감이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1) 연준의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거나, 2) 경기가 다시 꺾여버리면 추가적인 플래트닝이 가능하겠지만 그런 시그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1) 인플레 관련 지표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보이거나, 2) 파웰이 시장의 예상보다 dovish 하거나, 3) 트럼프가 세제 개혁을 넘어 인프라 지출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거나, 4) 일각의 우려처럼 유가가 크게 오르면 커브가 지금 보다는 스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티프너를 취하는 것이 메인일지, 스팁이 되었을 때 다시 플래트너 구축을 노리는 것이 메인일지가 문제인데, 1, 2, 4의 경우라면 후자, 3의 경우라면 전자가 맞는 컨셉이 아닐까 싶다. 즉, 나는 추가적인 재정 지출 없이는 장기 금리 레벨이 크게 오르긴 어렵다고 보는 쪽인 셈.

2017년 12월 17일 일요일

17/12/17

-1-
지난주 FOMC 대응 전략으로는 미국채 2Y-5Y 스티프너를 떠올렸었다. 만약 미팅 결과가 기대보다 완화적이라면 그동안 연준의 인상을 많이 반영했던 2년 금리의 하락이 두드러지고, 결과가 기대보다 매파적이라면 5년 금리의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 10년물은 세제개편안이 진행중임에도 상하방 흐름이 제한적이라면 FOMC를 노린 포지션에 엮을 필요가 딱히 없어 보였다. 그리고 만약 미팅 결과가 특별하지 않다면 관성대로 플래트너가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핬던 것이 지난주. 결과는 FOMC 전날 소폭 스팁되는 듯 하다가 미팅 이후 다시 장기물 중심의 플래트닝이 진행. 애초에 양극단의 경우를 노리는 컨셉이었던 2Y-5Y 스티프너는 실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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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겨 피로도가 높은 시기에 하필 감기가 겹쳤다. 게다가 오피스도 꽤 건조한 편이라 하루 종일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고생을 좀 했다. 루틴한 업무들이 아직 익숙하지 않고, 오랜만에 모닝 브리핑까지 맡게 되니 아침 시간이 꽤 부족하다. 때문에 이번주부터 Fx morning은 자기 전에 하는 것으로 바꿔 보려는 중. 저녁 약속이 촘촘한 연말 시즌에 시작 가능한 미션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포스팅 하면서 리폿을 읽어보니 금요일 모닝이 올해의 마지막 모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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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 또는 원하는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았다면 그것을 루틴화시키는 작업을 꼭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 루틴화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이라도 휘발될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 같다. 실제로는 안 한다고 큰 일이 나지는 않겠지만, 안 하면 큰 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도록 하는 것이 루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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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개편안 관련 뉴스 플로우에도 FX나 장기금리의 반응은 제한적이고, 주가와 단기금리 정도만 반응이 뚜렷한 상황. 국내 주식 섹터는 IT와 바이오가 조정을 받았지만 치고 올라오는 섹터는 없어 보인다. 세제 개편안 통과를 주제로 리스크온이 탄력을 더 받는 경우에는 USDKRW의 하락이 제한적일 듯 하고, 만약 개편안 통과가 삐걱거려 리스크오프가 유발되면 USDKRW가 상승할 수 있을테니 단기적으로 USDKRW 반등을 노려보면 어떨까 생각 중.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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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겼다. 어제는 셋팅하다가 시간이 다 지났고, 오늘도 기본적인 부분들을 배우다가 하루가 다 갔다. FX모닝은 어제는 아침에 쓸 수 있는 컴퓨터가 없어서 스킵했고, 오늘은 번역을 다 했는데 사내 전용 컴퓨터에서 쓰는 바람에 지인분들께 쉐어하지 못했다. 오전에 할 일이 꽤 많아 다음주나 되어야 다시 루틴을 잡는 것이 가능해질 듯. 인포맥스가 빨리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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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옮기는 것이 워낙 스피디하게 진행되었던데다 다른 이유들도 겹쳐 다양한 형태의 지지와 관심을 주셨던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인사도 아직 다 드리지 못했다. 시기가 연말인만큼 1월까지 천천히 만나뵙고 인사를 드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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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는 상품들의 범위가 늘어나면서, 페이퍼 트레이딩을 기록했던 공개 포스팅은 어쩔 수 없이 중단해야 할 듯. 1) 내가 직접 다루지 않는 상품이거나, 2) 다루는 상품이라면 타의에 의해 실제로 가지 못했던 포지션만 기록한다는 나름의 원칙을 깨지 않으면서 가상 포지션을 기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상도덕상 문제되지 않는 선에서 공개 포스팅은 지속하겠지만, 그 선이 어디쯤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퇴근길을 걸어오면서, 연간전망도 예전처럼 pdf로 구워 올려두는 것이 과연 괜찮은 일인지 고민했고,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가 사실은 그냥 쓰기 귀찮아서가 아닌지에 대해서도 꽤 고민을 했다.

2017년 12월 6일 수요일

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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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상 변화로 이번주 주말까지 휴가. 블로깅을 거의 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뭔가 민망하다. 개인적인 생각들을 정리하는 목적의 공간이지만 읽고 계신 분들을 아예 신경쓰지 않기는 또 어렵다. 물론 그와 같은 일정 수준의 강제성 부여가 블로깅의 장점. 다만 당분간은 포스팅 빈도가 낮아질 수 밖에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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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과 만나는 사람들을 바꿔야 라이프가 바뀐다는 말을 트위터 어디에선가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다음주부터는 둘 다 바뀌게 된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일수록 크게 반응하는 속성을 가진 것은 가격 뿐만이 아니었다. 이제 5시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오피스로 가도 6시쯤이 될 것 같다. 아마도 모닝 번역을 그대로 하면서 다른 일을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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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개혁안 상원 통과로 주가는 전반적으로 모멘텀을 잃고 섹터는 IT에서 시클리컬로 순환. 리스크온 센티멘트에 금이 간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 주가가 더 약하고 KRW 같은 리스크 커런시도 힘을 못 받는 상황. 미국 10년물 역시 주가처럼 세제 개혁 기대를 그동안 반영해왔기에 상원 통과가 별다른 숏 요인이 되지는 못했다. 문제는 일련의 흐름들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슈가 아닌, 기존 재료의 소멸에 기인한 것일 뿐이기 때문에 동방향으로 가담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는 점. 재정이나 통화정책 쪽에서 이슈가 등장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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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쪽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뉴스가 다 나온 것으로 보이고, 세제 개편안에 대한 양당의 합의나 셧다운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재정 관련 이슈는 리스크오프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듯. 통화정책은 1) 11월 비농업 고용 발표로 향후 인상 경로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는 경우, 2) 다음주 FOMC의 톤 변화로 시장의 기대가 영향을 받는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고용이 예상을 하회하고 임금상승률도 정체된다면 주가 정체, 소폭의 불 플래트닝 (11월 고용이 부진하다고 12월 인상 기대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므로), 달러 정체가 예상되고, 반대의 경우라면 주가 하락, 소폭의 베어 스팁, 고캐리 통화 대비 달러의 강세가 기대되는 상황. 즉, 비농업 고용 발표까지는 주가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FOMC 때는 오히려 시장의 기대보다 dovish한 인상을 노린 미국 2년물 롱을 가면 어떨지 고민해 보는 중. IT와 EM 주식 반등을 노릴만한 시기도 이 때쯤일 것으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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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인플레이션의 반등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데 지금까지의 내 생각은 이렇다. 기저효과와 주택 시장의 활황으로 CPI가 반등하는 듯한 모양새를 그리고, 이에 미국 채권 시장도 초기에는 일시적 스티프닝으로 반응. 그러나 연준 역시 CPI의 반등에 반응해 매파적 스탠스를 강화하면서 커브는 다시 플랫되지 않을지. 고용 호조가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어 물가가 상승하는 연결고리는 지금까지 작동하지 않다가 내년이 되어서야 작동해야 할 이유를 나는 아직 찾지 못했다.

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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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정들 때문에 자리를 계속 비워 주초부터 시장을 면밀하게 체크하지 못했다. 덩달아 올해 들어 가장 긴 기간동안 포스팅도 중단. 물리적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 자체가 거의 없었는데, 안 좋은 일 때문은 아닌 것이 다행. 모닝 번역하고, 시황 간단히 체크하고, 가격도 어느 정도 트래킹 했지만, 시장에 완전히 몰입할 때와는 생각의 기민성이 다르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돌아오는 일요일에서 화요일까지, 그리고 다음주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잠시 해외에 체류한다. 그 이후 연말까지는 다시 빠르게 시장의 사고 회로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듯. 위클리는 연말까지 쉴 계획이고 연간전망은 월말에 업로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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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권 전략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이 금통위를 노린 1Y-2Y 플래트너였고 이유는 지난 금통위와 같았다. 그런데 이미 엊그제 초장기물 입찰 호조를 빌미로 대부분의 구간에서 플래트닝이 진행되어 오늘 실행하기에는 레벨이 애매해진 상황. 만약 금주 장투기관의 입찰과 증권 플래트너의 배경에 dovish hike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라면, 오늘 금통위 이후에는 오히려 단기 쪽이 조금 더 강할 수는 있을 듯. 특별히 기록해두고 싶은 전략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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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과 화요일 점심에는 각각 내가 존경하고 성원하는 분들이 단기적인 부침을 겪고 계시다는 소식을 들었다. 단기적이라고 쓴 이유는 그 분들의 성품과 역량을 고려할 때 어떤 문제든 곧 해결하실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 내가 드릴 수 있는 지지의 크기나 효과라는 것이 작고 미약할 뿐이겠으나, 다양한 형태와 경로로 응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올해는 정말 많은 분들에게 지지나 격려를 받고 또 드리는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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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철 위원님이 동결 소수 의견을 내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 채권은 단기 중심으로 기자회견 전까지 강세였다가, 뉴스에 파는 실현이 기자회견에서 나오고 지금은 다시 오전 고점 근방까지 반등. 미국 금리 상승과 스티프닝, 나스닥의 약세와 S&P의 상대적 견조함, 달러의 반등, 분트 금리 상승이라는 조합으로 미루어 봤을 때, 독일 CPI와 미국 3분기 GDP 예비치 호조로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할 듯. 때문에 ISM이 있는 내일보다 유로존 CPI와 미국 PCE가 있는 오늘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미국 2Y-10Y 커브는 더 스팁될 수 있고 (현재 62bp), 만약 기대치를 하회한다면 전 저점인 57bp 근방으로 회귀하게 될 듯. 만약 어제의 컨셉이 강화된다면 나스닥과 EM 자산들의 매력도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USDKRW 숏은 기대감만 취한 뒤 금통위 전에 나오는 것이 맞았다. 이미 늦어버렸기 때문에 스탑만 진입가인 1091.05로 낮추고 일단 다시 생각. (3시 20분 1088.5에 정리)

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17/11/24

-1-
미국 경기가 peaking-out 중이라는(혹은 조만간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특별한 증거를 찾긴 어렵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62.7%로 금융위기 전 레벨(66%)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업률은 추가 개선이 가능해 보이고, ISM제조업지수를 포함한 경기선행지수들도 여전히 견조. 지수 내에서 선행성을 지닌 신규주문(63.4)도 높은 레벨을 유지 중이고,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38로 작년말(1.37)과 비슷한 수준이라 재고 부담도 높지 않은 상황. 금리는 의미있게 상승하지 못했고, 달러는 약세 기조이며 감세안이 추진되는 등 다른 여건도 우호적. 1분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지표가 잠시 둔화될 수는 있어도 최소 상반기까지 경기 확장 사이클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의 경기 확장세가 근시일 내 꺾이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남는 것은 인플레이션의 반등 여부. 최근 제조업 가동률이 소폭 개선되어 76.8%를 기록하고 내구재 주문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상품 물가 상승 압력 유발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따라서 관건은 서비스 물가. 올해의 통신 물가 둔화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견해에 동의하더라도, 주거비 부문은 문제로 남는다. 재고는 낮은데 착공은 부진하고 가격 상승률은 정체 중인 미국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듯. 약달러에 따른 미국 물가 상승 전망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미국의 GDP 대비 상품 및 서비스 수입액의 비중이 약 15%이므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10%의 달러 약세가 약 1.5%p의 물가 상승으로 연결되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달러와 미국 물가의 관계가 매우 불분명하기 때문. 결론적으로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은 일부 일시적 둔화 요인 완화와 기저효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겠으나, 연준의 급격한 긴축을 야기할 정도의 가파른 상승은 아닐 것.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므로, 지표가 반등하는 초기에 미국 금리는 베어스팁으로 반응할 듯. 그러나 본격적 상승이 아닌 반등에 불과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연준의 꾸준한 인상이 조합되어 궁극적인 방향성은 플래트너에게 유리할 것으로 생각. 스팁 리스크는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적인 파웰(단기 금리 하락) 또는 트럼프의 정책 모멘텀 강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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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KRW는 지난 22일 두 차례 개입이 있었음에도 장 막판 1090원을 하향 돌파해 마감. 최근의 원화 강세 배경으로 지목되는 글로벌 리스크온, 한은의 긴축, IT 팽창 사이클이라는 세 요인 중에 나는 앞의 두 요인이 지배적이라고 보는 관점. IT 호조의 영향이라면 USDTWD도 저점을 경신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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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에 연간전망을 할 때 범했던 가장 큰 오류는 트럼프 당선 후의 시장 논리에 매몰되어 강달러를 상수로 보있던 것. 올해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다가 틀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 중. 인플레를 제외한 경제지표들의 견조함, 주가의 강세, 연준의 점진적인 인상, 낮은 인플레, 일본의 통화완화, 유럽의 테이퍼링, 안정화된 위안화, IT 호조, 상단이 제한된 유가, 플래트닝 등.

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달러원에 대한 짧은 코멘트

(11월 21일)
어제는 오전에 USDKRW 하락을 체이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그 생각에 제동을 걸어준 것은 코스피의 정체와 음식료 섹터의 상승이었다. USDKRW의 하락 압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저점을 의미있게 낮추기 위해서는 리스크온의 재개가 필요하다고 생각. 그러나 주가지수가 상승하지 못하고, 음식료 섹터가 아웃퍼폼하는 것은 리스크온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움직임이다. 즉, 같은 USDKRW의 하락이더라도, 상반기 코스피 랠리에서 관찰된 USDKRW의 하락은 달러 약세에 기인하고, 지금은 달러 약세가 아닌 원화의 강세가 USDKRW 하락의 드라이버라는 것을 주식 섹터가 말해주고 있는 것. 코스닥은 바이오 섹터의 랠리로 2015년 고점에 도달했다. 결국 리스크온 재개 조짐이 없는 이상 USDKRW는 매도 체이스는 자제하고 반등을 숏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편안하지 않을까 싶다.


(11월 22일)
미국 주가지수 상승, 유가 상승 등 전반적인 리스크온 분위기. 섹터도 반도체 중심이라 오늘은 한국 시장에서도 리스크온이 선명해지면서 USDKRW 하락과 코스피의 강세가 부각될 듯. 특히 USDKRW는 1090원 하향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1,091.05에서 10% 사이즈로 숏 (전일 종가 스탑).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Weekly (17. 11. 19.)

1. 중국 금리 상승

중국 10년 금리가 4%를 돌파하면서 일각에서 우려섞인 분석이 등장하는 중. 지난 주 인민은행이 역레포를 통해 약 8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해 급격한 추가 상승은 제한되는 분위기다.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경우는 대략 1) 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2) 재정 확장, 3) 경기 개선, 4) 컨트리리스크 확대로 나눌 수 있는데, 우려를 표하는 쪽은 4에 가까운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전쟁 같은 이벤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이유(연준의 QT나 ECB의 테이퍼링 등)로 인해 중국 채권 시장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그 관점이 뒷받침되려면 위안화 환율이 뚜렷한 약세를 보여야 하는데, 현재 위안화 환율은 안정적이고 중국에서의 특별한 자금유출 조짐 역시 포착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의 중국 금리 상승을 중국발 리스크오프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



결국 최근의 중국 금리 상승은, 1) 9월부터 10월까지 미국금리가 상승한 상황에서, 2) 긴축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지닌 국가들의 채권시장이 미국에 동조화된 것의 일환이 아닐까 싶다. 10월초부터 지난주까지 10년 금리는 필리핀 52bp, 중국 33bp, 한국 19bp, 인도 12bp, 말레이시아 5bp가 각각 상승 (말레이시아는 인포맥스 기준 종가 노이즈가 심해서 부정확). 인도를 제외하면 필리핀,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모두 통화정책 스탠스가 긴축적인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거나 이미 긴축을 진행 중인 국가들이다. 반면에 동기간 대만은 0.5bp 상승, 일본은 1.8bp 하락, 인도네시아는 12bp 하락, 호주는 26bp 하락을 기록.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완화적인 국가들이다. 즉, 최근의 중국 금리 상승은 중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스탠스를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는 경제에 장기적 부담 요인이 될 수는 있어도 당장의 리스크오프 재료가 되기는 어려울 듯.



2. 원화 강세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USDKRW가 1110원의 지지를 받았던 것은, 11월 초부터 리스크온 분위기가 반전될 듯한 기미가 보였던 것에 기인했다.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이 틈을 타서 코스닥이 랠리), USDJPY는 저항 돌파에 실패하고, AUD는 약세를 보이고, 미국 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USDKRW 하락에 비우호적이었던 것. 그러나 목요일 리스크온이 재개되면서 USDKRW는 연저점을 경신했는데, 가격을 다시 1110원 위로 되돌릴 수 있는 요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당분간 희미한 리스크온과 원화의 강세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코스닥의 나홀로 랠리도 잠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생각.



3. Trading note

미국 금리는 지표 민감도는 낮으면서 세제 개혁안 진행 과정의 영향을 받는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는 영국과 호주를 제외하면 특별히 시장의 관심을 받을 만한 일정이 없는 듯. 커머디티, KRW, 코스피의 강세 견해는 유지하고, 코스닥은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아직 팔고 싶지는 않다. 개인 일정에 따라 위클리를 잠시 쉬고 연간전망을 조금 미리 써야될 수도 있을 듯.


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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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미국 CPI가 발표되기 전에 미국 주가지수 숏 대응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금리 하락과 더불어 주가도 조정을 받는 리스크오프 무드였기에, 만약 CPI가 호조를 보여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는 더 부담을 받고, 부진해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주가 지지는 제한적일 것 같아서. 그렇지만 레벨 부담이 있을 뿐 기본적으로 주가는 강세 국면인 것이 맞고, 특히 현물 시장만 열리면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는 점이 불편해 기록을 하지는 않았다. 그 이후 목요일까지 약세를 보이던 주가는 어제 다시 반등. 가격, 수급, 재료가 포지셔닝의 세 가지 고려 요인이라면, 수요일에 떠올렸던 아이디어는 재료 빼고는 나머지가 없었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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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제 개혁안의 하원 통과가 주가 상승의 이유로 해석되는 중이지만, 1) 지금 관건은 하원이 아닌 상원이고, 2) 금리나 달러는 반응하지 않았으며, 3) S&P보다 나스닥이 아웃퍼폼했다는 점에서 미국 재정정책이 현재 시장의 국면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달러와 금리가 정체되는 가운데 EM 통화 및 주식과 기술주의 강세가 재개되기 시작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중. 결국 어제의 인민은행 유동성 투입과 원화의 강세가 시장 컨셉의 중심이 아닐지.


-3-
2번의 생각이 맞다면, 다시 코스피 랠리가 재게될 것이고 이는 코스닥에는 악재. 1) 2015년 고점까지 가파르게 랠리해 있고, 2) 원화강세와 코스피 강세의 조합 하에서는 코스닥이 소외되는 경향이 있으며 (올 상반기처럼), 3) 어제 국민연금에서 10%까지의 비중 확대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코스닥은 잠시 쉬어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렇지만 말 그대로 쉰다는 것이지 랠리를 반납할 이유는 없어 보이기에 홀딩 중인 것은 그대로 유지.


-4-
세제 개혁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연준 의장 지명도 너무도 무난하게 지나가면서 달러 강세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배경들은 희미해진 상황. 이런 상황 하에서 리스크온이 재개되고, 반도체 산업 호조가 이어지고,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의사까지 내비친 것이 USDKRW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 중. 일탈이 아닌 이탈의 가능성이 높다.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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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여전히 리스크 선호의 로테이션이 EM으로 되돌아간다고 보는 쪽. 나는 지난번에 기술했듯, 닛케이의 차익실현성 하락과 레벨 부담에 따른 주가 정체 현상이 이어진다면 그 동안 덜 올랐던 코스닥이나 커머디티(유가가 9월부터 25% 이상 상승했으니 덜 올랐다고 보긴 애매하지만 연고점을 이제 막 돌파했다는 점 때문에)가 수혜를 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목, 금에 거쳐 두 ETF를 모두 사면서, 코스닥은 아무리 지수라도 이런 공간에 구체적으로 가격과 사이즈를 업로드하는 것이 찜찜해 테이블 기록은 유가만 해뒀는데 유가는 어제 휩소에 스탑이 되고 코스닥은 폭등했다. 레버리지 ETF라 어제 기준 11.12%가 수익이니 5% 사이즈로 기록했으면 대략 55bp, 레버리지가 아닌 기준으로 기록했어도 27bp. 1월에 미국채로, 2월에 S&P500으로, 3월에는 USDKRW로 재미를 보다가 5월부터 10월까지 미국채를 대차게 틀리고, 연말되어서 다시 주식으로 조금 커버한 것이 올해의 기록들. 원화채는 10월의 약세장을 기회로 살리지 못했지만, 초장기물 강세 뷰를 회사에 제공했던 것이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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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시간이 매우 많을 줄 알았는데 연휴 직후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느라 생각보다 훨씬 정신 없는 한 달을 보내다가 주말을 기점으로 여유가 조금 생겼다. 다양한 형태의 진지하고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서포트들이 그저 감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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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망을 시작하는 시즌이라 경기 팽창 사이클, 혹은 제조업 호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 중. 지난 주에 읽은 1997년 보고서에서는 통화 환경이 여전이 완화적이고 생산자들의 재고 확충 여력이 남아있다는 점을 제조업 호조 사이클 지속의 근거로 든다. 마침 GS에서도 관련 리폿이 나와 오늘 읽을 계획.


-4-
코스닥을 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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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리폿은 거의 다 읽었는데 역시 전반적인 인상은 bullish. 간단하게 쓰면서 읽은 앞부분만 첨부. 경기 사이클에 대한 판단을 지표의 디테일을 통해 파고드는 것은 오히려 과거의 자료들이 더 면밀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커머디티 부분이 재밌어서 밤에 간단히 정리해 둘 수도 있을 듯.

Omega Advisors의 부회장인 Steve Einhorn의 견해
-       경기 호조 사이클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단서들 : 고용시장의 slack이 여전하고아웃풋 갭은 닫히고 있는 상황인데 내구재 소비주택 투자자본 지출은 아직도 미약하다경기선행지수도 견조하고인플레이션 압력도 없으며현재 기준금리는 연준이 예상하는 중립금리의 절반 수준에 불과일드커브는 플랫하지만 역전된 것은 아니다.

-       이번 사이클이 특이한 것은 1) 전후 팽창 사이클이 일반적으로 60개월이었던 것에 비해 그 길이가 길고 (101개월), 2) 평균 2%대의 완만하고 긴 성장이며, 3)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고, 4) 명목 GDP 성장률 둔화로 채권 금리도 과거 사이클에 비해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       주가 약세장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임금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긴축적 행보를 촉발할 만큼 문제가 되는지(임금상승률 3.5%~3.75%, 근원 물가 2.5% 수준은 되어야 할 것), 2)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을 진행 중인지, 3) 경기 침체기인지, 4) 투자자들이 과매수 중인지 여부지금은 이 중에 해당하는 것이 없어 주가 약세를 전망하긴 어렵다.

-       정치적 불확실성에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지만세제 개혁안 통과 실패 시 3~5% 조정은 가능할 것그러나 세제 개혁안 통과 실패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       주가 랠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저지시킬 수 있는 요인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인 인상그러나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낮으므로실제로는 북한러시아이란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적 하방 요인이 될 것.


GS의 견해
-       미국 소비자들의 대차대조표는 견조하지만 상업 부동산과 미국 기업 부문의 추세는 비우호적이다이들은 가계에 비해 경기에 대한 리스크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상황.

-       미국 가계의 대차대조표는 꾸준히 개선되어왔다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고실질 부채도 2009년부터 감소해왔기 때문금리가 낮아지면서 소비에서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최저치로 하락모기지는 대출 기준이 까다로워지면서 건전화되었다신용 점수가 760을 넘는 슈퍼 프라임 대출자 비중이 2005년에는 23%였는데 2017년에는 58%. 반면자동차와 다른 소비자 대출 기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완화되었고이에 조만간 연체율이 상승할 수는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정도는 아님.

-       비금융 기업 신용이 확대되긴 했으나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가장 취약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일 듯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기준은 완화되었고상업 부동산의 가격 상승세는 1가구 주택의 상승세를 추월해왔으며미국 은행의 상업용 대충 포트폴리오는 총 2조 달러까지 성장따라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 전환한다면 은행 시스템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상업 부동산 가격이 꺾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GS의 이코노미스트인 Chrlie Himmelberg의 견해
-       전후 경제에서 경기침체의 원인은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그리고 그러한 긴축을 유발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그러나 지금 연준의 긴축은 점진적이고시장의 기대보다 긴축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과거 인상 사이클의 절반 속도 수준일 것.

-       그러나 경기 호조 사이클의 지속이 주가의 랠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경기 사이클이 긍정적이라도 주가 조정은 언제든 올 수 있다폴 새뮤얼슨이 지난 5번의 경기 침체 중 9개의 침체를 주식 시장이 예고했다’ 라고 말했던 것과 같은 맥락지금은 주가와 채권 모두 밸류에이션이 극단에 도달해 있다는 점이 취약 포인트.

-       금리가 하락했으니 주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존재그러나 기간 프리미엄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의 하락뿐만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하락에도 기인한다이론적으로 이러한 요인들은 주가 배당 할인율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때문에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10년 금리가 하락한 것만큼 하락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밸류에이션이 비싼 것은 사실물론 밸류에이션이 비싸다는 사실 자체가 조정의 타이밍을 예고해 주는 것은 아니다.

-      향후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은 1) QT의 영향, 2) 임금 상승 압력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가능성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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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기대를 반영하지만 커머디티는 현재의 수급을 반영하기 때문에 경기사이클의 후반기에서 커머디티가 주가를 아웃퍼폼한다고 GS는 주장. 연준의 인상 사이클에서 커머디티가 아웃퍼폼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커머디티는 효율적인 인플레 헷지 수단. 금은 인플레가 아닌 하이퍼인플레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헷지 수단이다. 금속처럼 과잉 생산이 없는 상품은 위 스킴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고, 원유는 셰일로 인한 과잉 생산이 있어서 문제지만 백워데이션에 따른 롤릴이 연 5% 수준이기 때문에 유가도 긍정적이라고 주장.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있긴 하지만 유가에 대한 뷰의 로직은 wclee형 것이 훨씬 단단하다. OPEC의 스탠스, 브렌트-WTI 스프레드, 백워데이션-콘탱코 전환에 따른 셰일 업체 생산 여건 개선 여부, 리그 카운트 증감 지역과 증감의 래깅 기간을 전부 고려하는 입체적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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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탑이 되었던 유가는 하락하고, 미국채와 엔은 강세이며, 주가는 하락하는 등 미약한 리스크오프가 진행 중. 국내 채권은 기재부 바이백 취소로 장막판 약세폭이 확대되었고, 코스닥은 또 다시 2% 랠리했으며, 독일 GDP 호조 이후로 유로화는 강세. 연말 느낌 난다고 넋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만드는 하루. 생각해보면 작년에도 12월까지 좋은 찬스들이 계속 있었다.



2017년 11월 13일 월요일

Weekly (17. 11. 12.)

1. 미국금리와 달러

3월부터 여름까지 미국 금리 하락, 달러 약세, EM과 IT의 강세였던 구도가 9월 세제 개편안을 계기로 반전되어 그 흐름이 10월 말까지 이어졌었다. 올해 비교적 일관적이던 이 관계가 2주 전 주가 강세, 미국 금리 하락, 달러 강세로 조금씩 균열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지난 주에는 주가 정체, 미국 금리 상승, 달러 약세가 진행. 자산들의 움직임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기가 어려운 국면인데, 마땅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자산들 각각의 기술적 요인이 개별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주가는 언제 조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레벨이고, 달러는 추가 강세 실패 자체가 약세 되돌림을 유발. 세제 개혁 추진에 노이즈가 발생하고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에도 하락하지 않던 미국 금리가 유럽 시장에 연동해 상승한 것이 가장 특징적이었다.



2. watching CPI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금리 상승, 달러 약세, 주가 정체(혹은 약세)라는 조합을 놓고 상상 가능한 스토리를 찾자면 인플레이션을 들 수 있을 것.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이며,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는 정체된다는 논리다. 올해 내내 미국의 인플레 관련 지표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리플레이션도 아닌 인플레이션이라니 약간 오버 같지만, 수요일 발표되는 미국 CPI가 호조를 보인다면 부각될 수 있는 컨셉이라고 생각. 최근에는 경제지표에 대한 금리의 민감도가 낮은데, 지표와는 무관하게 12월 인상은 기정사실화 되어 있고 향후의 완만한 인상에 대한 기대도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개선된다면 향후 인상 경로에 대한 기대가 변화할 수 있으므로, 인플레 관련 지표 발표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전략은 수요일까지의 경계감 반영도와 레벨을 보고 다시 수립.



3. 리스크자산 레벨 체크

이평 중심으로 관심있게 보고 있는 몇몇 위험자산들의 레벨을 간략히 체크.

장 중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근 2개월 동안 유지된 추세를 이탈한 닛케이. 이러한 추세 이탈은 근시일 내 고점 경신의 가능성을 크게 낮추지만, 반드시 약세의 서막을 시그널링하는 것은 아니다.



아슬아슬하게 지지되고 있는 S&P500. 10월 중순부터 지속 중인 완만한 기울기의 상승은 단기 셀오프에 취약할 수 있는 패턴.



나스닥이 제일 견조한 편.



금요일 리그카운트 증가에 따른 조정으로 유가는 추세를 소폭 이탈.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면 레인지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




4. 유가

작년 9월 이후 유가와 달러가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초에 MS는 '미국도 이제 주요 원유 생산국이니 달러도 산유국 통화들처럼 유가가 상승할 때 강세를 보이는 것' 이라는 해석을 내 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유가와 달러의 관계가 변화했다기 보다는, 미국 재정 확장을 주제로 하는 리스크 선호가 달러 강세를 수반했던 것이 유가와 달러의 동행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 때문에 달러 강세가 제한되는 것을 유가 상승 제약 요인으로 간주하거나, 유가의 상승을 달러 강세 재료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주가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질 때 커머디티가 부각될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가 강세 관점은 유지 중.




5. Trading note

화요일 프랑크푸르트 회의, 수요일 CPI가 주요 이벤트가 될 듯.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지난 주의 분트 상승세를 저지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유가는 기존 스탑 레벨을 유지하되, 월요일 종가가 57을 상회하지 못해도 스탑. P&L 테이블 파일이 말을 잘 안 듣는데 주 중에 수정해서 첨부해 둘 계획.